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존 레귀자모 9

물랑루즈 (블루레이)

바즈 루어만 감독의 '물랑루즈'(Moulin Rouge, 2001년)는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재기발랄한 영화다.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의 유명한 카바레였던 물랑루즈를 중심으로 무희와 젊은 작가의 사랑을 담았다.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 속에 당시 시대 풍습을 풍경화처럼 담은 점이 돋보인다. 몸 파는 여인과 가난한 작가의 힘든 사랑은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춘희'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의 신화적 구성을 닮았다. 이 영화의 독특한 점은 뮤지컬적인 요소다. 늘 음악과 영상의 적절한 조화를 신경쓰는 루어만 감독은 이번 작품을 아예 작정하고 뮤지컬로 만들었다. 등장인물의 감정이나 이야기 전개를 팝, 댄스, 록, 힙합 등 다양한 음악을 동원해 표현했다. 영화를 보면서 귀에 익은 노래들이 어느 장면에 어떻게 쓰였..

아이스 에이지2 (블루레이)

2002년에 처음 나온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는 빙하기 시대 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뤄 주목을 받았다. 소문에는 온통 하얀색 일색의 눈에 덮힌 빙원이 제작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빙하기를 설정했다지만 당시까지 주를 이뤘던 공룡물에서 한 발 비껴난 점이 신선했다. 특히 맘모스, 나무늘보, 검치호랑이 등 독특한 캐릭터들의 설정이 좋았다. 2006년에 개봉한 '아이스 에이지2'(Ice age2: the meltdown, 2006년)는 성공 요인인 세 마리의 캐릭터를 그대로 살리고, 민감한 이슈인 환경 문제를 빙하기의 해빙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슬쩍 녹여 넣었다.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피난을 떠난 동물들이 겪는 모험을 다룬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전편이 아기의 아버지를 찾아주는 추적자의 입장이었다면 속편은 뒤를..

아이스 에이지 (블루레이)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Ice Age, 2002년)는 '아나스타샤' '타이탄 AE' 등 대작 애니메이션이 연속 실패하며 고배를 마신 20세기폭스사에 가뭄 끝 단비가 돼 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이전 작품들의 실패를 만회하며 큰 성공을 거두어 속편까지 등장했고 내년에는 3탄이 나올 예정이다. 아울러 이 작품을 계기로 20세기폭스사도 손그림 시대의 막을 내리고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전격 돌아서게 된다. 이 같은 변신의 배경에는 1998년 '버니'라는 작품으로 아카데미 단편애니메이션상을 받은 크리스 웨지 감독과 디지털 애니메이션 업체인 블루스카이가 있다. 크리스 웨지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블루스카이의 섬세한 디지털 작업이 조화를 이뤄 가족들이 함께 볼 만한 유쾌한 애니를 만들어냈다. 이야기는 빙하기 시..

해프닝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센스'가 준 충격은 대단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유주얼 서스펙트'와 더불어 반전의 묘미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다. 그러나 관객들의 기대치를 너무 높여 놓은 탓인지, 이후 작품들은 '식스센스'만 못했다. 자꾸 샤말란 감독의 작품에서 '식스센스'같은 반전을 기대하게 되기 때문이다. 샤말란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사인' '빌리지' 등 여러 작품에서 반전을 시도하지만 관객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해프닝'(The Happening, 2008년)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람들이 갑자기 죽어가면서 급히 피난을 떠난 일행들이 겪는 괴이한 사건을 다뤘다. 전작들처럼 역시 초현상을 소재로 다뤘고 사건의 해결 방법은 관객들에게 맡겼다.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