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즈 루어만 감독의 '물랑루즈'(Moulin Rouge, 2001년)는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재기발랄한 영화다.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의 유명한 카바레였던 물랑루즈를 중심으로 무희와 젊은 작가의 사랑을 담았다.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 속에 당시 시대 풍습을 풍경화처럼 담은 점이 돋보인다. 몸 파는 여인과 가난한 작가의 힘든 사랑은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춘희'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의 신화적 구성을 닮았다. 이 영화의 독특한 점은 뮤지컬적인 요소다. 늘 음악과 영상의 적절한 조화를 신경쓰는 루어만 감독은 이번 작품을 아예 작정하고 뮤지컬로 만들었다. 등장인물의 감정이나 이야기 전개를 팝, 댄스, 록, 힙합 등 다양한 음악을 동원해 표현했다. 영화를 보면서 귀에 익은 노래들이 어느 장면에 어떻게 쓰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