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존 파브로 12

리플레이스먼트 (블루레이)

미식축구만큼 미국이라는 나라를 상징하는 스포츠는 없다. 미식축구 규칙을 보면 미국의 역사와 미국인의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4회의 공격 기회 동안 총 10야드를 전진하지 못하면 공격권이 넘어가고, 상대 엔드존까지 밀고 들어가야 득점이 인정된다. 이 같은 땅따먹기 룰은 원주민인 인디언들을 몰아내고 땅을 차지했던 미국의 어두운 과거를 연상케 한다. 여기에 수비와 공격, 심지어 스페셜팀까지 철저하게 나눠져 있는 분업 구조는 전형적인 미국식 산업자본주의의 전형을 보여준다. 결정적인 것은 득점을 위해 전진하거나 상대팀의 전진을 막으려면 철저하게 온 몸으로 부딪치는 육박전이 필수라는 점이다. 그만큼 공격적이고 저돌적인 미식축구의 정신은 세계 패권국의 구성원을 자임하는 미국인들의 정서와 맞닿아 있다. 하워드 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블루레이)

"탐욕은 나쁘다." 이 발언의 주인공이 하필 월가의 부도덕한 갑부로 꼽히던 조던 벨포트다. 1962년생인 조던 벨포트는 22세때 시작한 냉동트럭 사업이 잘 돼 돈을 벌었으나 무리하게 확장하다가 1년 만에 파산했다. 먹고 살기 위해 23세때 증권사 말단 직원으로 취직해 주식중개인 자격증을 취득했으나 미 증시를 강타한 주가 대폭락으로 실직한다. 하지만 타고난 입담을 지녔던 그는 스트래튼 오크몬트라는 투자회사를 차려 크게 성공한다. 무려 1,000명이 넘는 주식중개인을 거느릴 정도로 번창한 그는 15억달러가 넘는 거래실적을 올리며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월가의 늑대'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실릴 만큼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끝없는 욕심에 눈이 먼 그는 1999년 허위 정보를 이용한 주가 조작, 차명 투자 등..

아이언맨 3 (블루레이)

만화를 영화로 옮긴 작품들은 원작 만화의 캐릭터나 이야기를 얼마나 그럴 듯 하게 재현했는가에 우선 관심이 쏠린다. 마샬 맥루한이 정의한 쿨 미디어인 만화에 비해 핫 미디어인 영화에서 시각적 정보를 더 많이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 보니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이야기보다 볼거리에서 승부가 갈린다. 그런 점에서 셰인 블랙 감독이 만든 '아이언맨 3'(Iron Man 3, 2013년)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작품이다. 1,2 편에서 눈길을 끌었던 아이언맨이 무려 40여종이나 등장하기 때문이다. 성조기를 연상케 하는 알록달록한 패트리어트부터 헐크를 닮은 이고르까지 한마디로, 아이언맨 백화점 같은 영화다. 이들이 한꺼번에 등장해 정신없을 정도로 요란한 싸움을 벌이니 눈과 귀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반면..

아이언맨2 (블루레이)

사람이나 기계 모두 업그레이드해서 나쁠 것은 없다. 그만큼 나아지고 좋아진다면 발전이고 진화다. 존 파브로 감독의 '아이언맨2'(Iron Man 2, 2010년)는 발전하고 진화한 슈퍼 영웅을 보여준다. 전편보다 요란하고 근사하게 바뀐 슈트를 비롯해 파워도 더 세졌다. 더불어 친구들도 생겼다. 여벌로 만들어 둔 아이언맨 슈트를 친구인 로즈 대령(돈 치들)이 입고 나타나 아이언맨을 돕는다. 여기에 요염한 스칼렛 요한슨이 눈이 빙빙 돌아가는 무술을 구사하는 특수 요원으로 등장한다. 악당들도 강해진 것은 당연지사다. 그래야 주인공의 강력함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레슬링 선수같은 미키 루크가 러시아 출신의 머리도 뛰어난 악당 역을 맡아 무시무시한 전자 채찍을 휘두르는 악역을 맡았다. 혼자서도 아이언맨을 이..

아이언맨 (블루레이)

아이언맨과 배트맨은 서로 닮았다. 주인공이 억만장자이고, 무엇보다 초인적인 능력을 부단한 노력과 과학의 산물을 통해 얻었다는 점이 그렇다. 닮았으면서도 다른 점은 배트맨처럼 심각하지 않다는 것. 존재의 정당성과 절대 선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며, 초인이 되는 순간을 마치 오락처럼 즐긴다. 그렇기에 존 파브로 감독의 '아이언맨'(Iron Man, 2008년)은 원작인 마블코믹스 만화처럼 흥겹고 신나게 즐기면 된다. 내용은 천재 과학자이면서 군수 산업으로 떼돈을 번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는 갑옷을 입고 악당들을 물리치는 것. 슈퍼 히어로물 답게 요란한 액션 씬과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해 화려하게 만든 특수효과가 볼 만 하다. 아예 처음부터 시리즈를 작정하고 만든 작품이어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