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작품은 ‘스위밍 풀’에서 알 수 있듯 색감이 화사하다. 2002년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에 빛나는 ‘8명의 여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카트린느 드느브, 이자벨 위페르, 엠마뉴엘 베아르 등 8명의 여주인공이 제각기 다른 색깔의 의상으로 개성을 나타낸다. DVD는 오종이 표현한 화사한 색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바닥에 깔린 붉은 카펫, 벽을 타고 흐르는 초록색 벽지, 점처럼 놓인 노란 의자 등 마치 팔레트를 펼친 듯 원색이 제대로 살아난 색감은 이 타이틀의 최대 장점이다. 이처럼 발색이 고운 영상은 눈 때문에 폐쇄된 어느 집에서 일어난 음침한 살인사건을 더 없이 경쾌한 분위기로 바꿔놓았다. 이 영화의 구성은 독특하다. 로버트 토마스의 희곡을 1950년대로 옮긴 이 작품은 아가사 크리스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