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한스 짐머 13

인셉션

'인셉션'(Inception)은 현대판 판타지다. 마법과 괴물이 오가는 대신 사람들의 생각과 꿈을 훔친다. 사람들의 꿈 속에 침투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을 지닌 둠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일본 기업가 사이토(와타나베 켄)의 의뢰로 거대 합병 기업의 총수 후계자인 피셔(킬리언 머피)의 꿈에 침투한다. 그곳에서 코브는 피셔의 무의식과 싸워가며 사이토의 의뢰와 자신의 미래를 위한 싸움을 벌인다. 감독은 기발한 작품을 잘 만들기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가 온 몸에 문신을 새겨 기억하는 '메멘토', 세계 최고 마술사들이 환상적 대결을 벌이는 '프레스티지', 배트맨을 느와르의 영웅으로 만든 '다크나이트'와 '배트맨 비긴즈' 등 화제작들을 줄줄이 만든 인물이다. 놀란 감독은 전작들에 매..

영화 2010.07.24

한니발 (블루레이)

리들리 스콧 감독의 '한니발'(Hannibal, 2001년)은 외로움이 절절히 묻어나는 영화다. 10년 동안 FBI의 추적을 피해 도망다니는 살인마 한니발 렉터(안소니 홉킨스) 박사나 그의 뒤를 쫓는 여수사관 클라리스 스탈링(줄리안 무어), 복수심에 불타서 한니발을 추적하는 백만장자 버거(게리 올드만), 현상금을 노리고 홀로 한니발을 수사하는 형사 파치(지안카를로 지아니니) 등 등장인물들은 모두 홀로 외로운 싸움을 벌인다. 아무에게도 마음을 터놓을 수 없기에 비록 군중 속에 있어도 그들은 외롭다. 그 절절한 외로움을 보여주는 명장면이 바로 텅 빈 피렌체 광장 한 복판에 서 있는 형사 파치의 모습이다. 마치 넓은 도화지에 찍어 놓은 점처럼 그의 모습은 절대 고독 그 자체다. 미치도록 외로운 싸움을 지탱해주..

라스트 사무라이

에드워드 즈윅(Edward Zwick) 감독의 '라스트 사무라이'(Last Samurai, 2003년)를 처음 본 것은 2003년 11월 일본에서였다. 프로모션차 일본을 방문한 톰 크루즈(Tom Cruise)를 인터뷰하기 위해서였다. 워너 측에서 마련한 시사 필름을 보고 난 뒤 반감과 아름다움이 교차된 묘한 느낌을 받았다. 한마디로 사무라이 찬가였기 때문이다. 막부 말기 일본이 신식 군대를 도입하면서 쓸모없어진 사무라이들이 집단으로 반발하는 내용의 실화를 다뤘다. 주연을 맡은 톰 크루즈는 사무라이에 반해 제작자로 나서기까지 했다. 처음부터 사무라이에 감화된 상태에서 만든 작품인 만큼 무조건 사무라이를 찬양하는 식의 내용은 거슬렸지만 존 톨이 카메라를 잡은 수려하고 아름다운 영상이 눈을 사로잡는다.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