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사회장에서 사회자가 감독에게 영화의 주제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감독 왈, ""주제의식을 갖고 영화를 보지마라. 우연히 사람을 만나 벌어지는 일 같은 영화다. 그만큼 다양한 면을 담았다. 마치 깔때기로 모아놓은 것 같은 (주제의식을 집약한) 영화를 싫어한다." 이번에는 객석에서 질문을 던졌다. 유부남인 감독이 과거에 어떤 여자를 사귀고 버리지 않았냐는 질문이다. 감독은 난감한 표정이다.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2010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이다. 아마 홍 감독은 집요하게 영화를 해부하려는 평론가나 기자들에게 불편함을 느낀 듯 싶다. 홍 감독은 그냥 보면 되지, 굳이 무슨 의미 부여가 필요하냐는 뜻을 작품 속에서 감독을 연기한 이선균의 대사를 빌려서 전한다. 감독의 생각도 이해가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