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DVD 1458

업그레이드 (블루레이)

리 워넬 감독의 '업그레이드'(Upgrade, 2018년)는 기발한 설정의 액션영화다.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AI)이 전신마비가 된 사람의 신체를 조종해 슈퍼맨 같은 활약을 하게 만드는 얘기다. 그렇다고 하늘을 날고 눈에서 광선이 나오는 황당한 초영웅은 아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스피드로 상대의 주먹을 슬로 모션으로 만들며 놀라운 격투 실력을 선보인다.지금까지 인공신체를 다룬 영화들은 많이 나왔다. 요즘 사람들이 많이 알만한 아이언맨의 경우 인공 신체를 대신하는 강철갑옷을 입었고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뚜뚜뚜뚜' 거리는 효과음으로 유명한 기계팔과 기계다리를 가진 600만불의 사나이, 스티브 오스틴이 있다.그런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이보다 거듭 진화해서 600만불 사나이처럼 팔 다리를 갈아 ..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블루레이)

존 추 감독의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Crazy Rich Asians, 2018년)은 시각적으로 화려한 영화다. 케빈 콴의 3부작 소설 가운데 동명의 1부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상상을 초월하는 싱가포르의 갑부 집안 아들이 평범한 중국계 미국인 집안 여성과 연애를 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 언뜻 보면 우리네 막장 드라마와 비슷할 수 있는 내용인데,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들어서 그런지 이야기가 꽤나 현실적이다. 무엇보다 작가가 주변 지인들과 겪은 실제 있었던 일들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갑부들의 노는 행태나 갑부 집안에서 겪는 가족과 친지들의 심리적 갈등과 부담, 시기와 질투, 갑부 집안을 둘러싼 경쟁 등이 적나라하게 묘사됐다. 이 영화의 성공 포인트는 이 같은 아시아 갑부의..

도신-정전자 (블루레이)

왕정 감독의 '도신'(賭博, God Of Gamblers, 1989년)은 원제보다 국내 개봉 제목인 '정전자'가 더 익숙하다.유명한 도박의 신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1980년대 비디오테이프의 추억이 가득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극장에서도 인기를 끌었지만 당시 동네마다 몇 개씩 있었던 속칭 비디오 가게, 즉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에서 최고 인기였다.비슷한 시기에 '지존무상'이 개봉했는데 지존무상이 '영웅본색'처럼 비장미를 강조한 작품이라면 이 작품은 홍콩 누아르 분위기를 싹 빼고 유머 코드로 승부를 걸었다. 내용은 당대 최고의 도박의 신이 언덕에서 굴러 떨어져 기억상실증에 걸리면서 10세 지능을 가진 아이로 퇴행해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언덕에서 굴러 떨어져 머리를 부딪쳤다고 갑자기 도박의 천재에서 열 살..

콘트라밴드 (블루레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를 감독이 돼서 리메이크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발타자르 코르마쿠르 감독의 '콘트라밴드'(Contraband, 2012년)가 그런 경우다. 코르마쿠르 감독은 2008년 개봉한 아이슬란드 영화 '레이캬비크 로테르담'에서 주연을 맡았다.그로부터 4년 뒤 그는 감독이 돼서 이를 다시 만들었다. 내용은 전직 밀수꾼이 손을 씻고 은퇴했으나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가족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시 밀수에 나서는 이야기다.마크 월버그가 주연을 맡아서 기발한 방법을 사용하는 밀수꾼으로 나온다. 원작과 다른 점은 원작에서 주요 밀수 대상이 술이었으나 이번 작품에서는 위조지폐와 마약으로 바뀌었다.레이캬비크와 로테르담을 오가는 원작의 밀수 경로도 미국과 파나마로 달라졌다. 주인공이 원치 않은 사건에..

폴리스 스토리 (블루레이)

'폴리스 스토리'(警察故事, Police Story, 1985년)는 '프로젝트A'와 더불어 성룡 액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감독을 맡은 성룡은 이 영화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위험한 액션을 직접 연기했다. 그의 전매특허인 위험한 장면을 직접 찍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두 번 세 번 슬로 모션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이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9~10미터에 이르는 긴 봉처럼 생긴 전등을 타고 추락하는 장면은 죽거나 부러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아찔하다. 그뿐만 아니다.달리는 2층 버스에 매달려 펼치는 액션이나 악당들과 치고받는 장면들도 보는 사람이 간접 통증을 느낄 만큼 과격하고 파괴적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국내에서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상영 금지돼 3년 지난 1988년에 개봉했다.내용은 홍콩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