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정우성 12

강철비2 정상회담(블루레이)

김일성이나 김정일 사망 등 북한의 정세가 바뀔 때마다 한 번씩 터져 나오는 얘기가 북한 군부의 쿠데타 등 정변이다. 김일성 세습왕조에 불만을 품거나 반대로 현 체제를 강화하려는 군부의 불만이 쿠데타로 불거질 수 있다는 가설이다.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2 정상회담'(2019년)은 이 같은 가설을 전제로 만든 영화다. 웹툰으로도 제작된 이 작품은 한국과 북한, 미국 등 3국 정상이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 북한 원산에 모이면서 시작된다. 평화협정을 미국의 술수에 놀아나는 것으로 본 북한 호위총국장(곽도원)은 일본 극우세력과 몰래 손잡고 3국 정상들을 북한의 핵잠수함으로 납치해 쿠데타를 일으킨다. 그때부터 한국과 미국은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움직이고, 잠수함에 갇힌 3국 정상들은 호위총국장이 핵미사일을 발사하지 ..

본 투 킬

'본 투 킬'(1996년)은 '게임의 법칙', '걸어서 하늘까지' 등 청춘 누아르를 잘 만드는 장현수 감독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당시 청춘스타였던 심은하, 정우성의 파릇파릇한 모습을 볼 수 있어 반갑다. 내용은 조폭 두목 염 사장(김학철)에게 살인청부를 의뢰받아 먹고사는 킬러 길(정우성)이 술집에 나가는 여성 수하(심은하)를 사랑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 염 사장은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길에게 갓 출소한 대부(조경환)와 그의 오른팔 인학(명계남)을 제거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길이 거부하면서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벌어진다. 감독은 한국형 누아르를 표방했으나 뻔하디 뻔한 청춘물에 그치고 말았다. 장 감독의 전작 '게임의 법칙'처럼 칼로 눈을 파내는 등 잔혹한 일부 장면만 부각됐다. 살인..

더 킹(블루레이)

한재림 감독의 '더 킹'(2017년)은 개봉 시점이 지금이라면 논란이 됐을 만한 작품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조사 때문에 정치 검찰 논란이 불거지면서 검찰 개혁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이 어느 때보다 뜨겁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한마디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정치 검찰 이야기다. 정치권에 줄을 잘 서서 자신들의 입신과 양명을 위해 매진하는 검찰들을 통해 검찰 공화국이 무엇인가 잘 보여주는 영화다. 내용은 사법고시에 합격해 검사가 된 태수(조인성)가 검찰 내 실세인 선배들을 알게 되면서 서서히 권력의 맛에 취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태수가 권력의 핵심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몸담게 된 극 중 전략부는 검찰의 특수부를 빗댄 부서다. 전략부의 핵심인 한강식(정우성) 부장과 양동철(배성우), 태수..

신의 한수(블루레이)

조범구 감독의 '신의 한수'(2014년)는 내기 바둑꾼들의 목숨을 건 승부와 복수를 다룬 호쾌한 액션극이다. 바둑 하면 가만히 앉아서 지루하게 시간을 보내는 놀이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영화는 그 같은 통념을 뒤집었다. 내기 바둑을 벌이다가 범죄 조직의 음모에 빠져 형을 잃은 주인공(정우성)이 마치 외인부대 같은 재야 고수들을 모아서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바둑판을 두고 꾼들이 벌이는 치열한 암수 대결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칼과 피가 난무하는 화끈한 액션이 펼쳐진다. 특히 액션 장면이 의외로 섬뜩할 만큼 잔혹하다. 손가락으로 눈동자를 때려서 터뜨리는가 하면 바둑판에 칼을 못 박아 놓고 혀를 자르는 등 끔찍한 장면도 등장한다. 이렇게까지 가혹한 표현이 필요할까 싶지만 어찌보면 요란한 ..

강철비 (블루레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정상회담이 교착 상태인 요즘 남북경협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다른 조치들도 난항을 겪고 있다. 원래 핵 무기 보유국의 비핵화 조치는 선택지가 많지 않아 협상이 쉽게 풀리지 않을 수 있다. 선택 가능한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인데 핵 무기 보유국이 해당 무기를 스스로 폐기하는 방법과 주변 국가에서 핵 무기를 보유해 핵 억제력을 확대하는 방법, 마지막으로 피해야 할 최악의 수단이 공격 등 여러 압박을 통한 강제 폐기 조치다. 우리는 당연히 북한이 스스로 핵 무기를 폐기해 이 땅에 영구적인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방법을 취하고 있지만 여러 나라에 걸쳐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보니 쉽지 않다. 양우석 감독은 웹툰 등으로 이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을 한 끝에 영화 '강철비'(2017년)를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