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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울프팩 2005. 10. 17. 08:46

레모니 스니켓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다니엘 핸들러의 판타지 동화를 브래드 실버링(Brad Silberling) 감독이 영화로 만든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Lemony Snicket's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 2004년)은 상당히 우울한 작품이다.
졸지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3남매가 유산을 노린 울라프 백작의 마수를 피해 갖은 고난을 무릅쓰는 모험담이다.

3남매가 벌이는 아슬아슬한 모험이 펼쳐지는 작품 속 세상은 워낙 희망이 안 보이는지라 시종일관 어둡고 음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같은 판타지 동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지만 국내에서는 '해리포터' 시리즈만큼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만큼 인지도도 낮고 눈을 끌 만한 요소도 없다.
이 작품 역시 판타지 세계를 다룬 만큼 컴퓨터 그래픽이 대거 쓰였다.

심지어 3남매 중 하나인 아기도 상당수 장면에서 로봇과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인공 캐릭터가 대신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ILM의 놀라운 CG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인물의 피부색 등 단계적으로 변하는 색 표현이 일품이며 해상도도 볼 만하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 역시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나다.

저음도 박력 있는 편.
재미있는 것은 2종류의 음성해설이 들어있는데, 2번째 음성해설에 감독과 함께 원작자 레모니 스니켓이 등장한다.

시종일관 왜 이렇게 우울한 작품을 만들었냐며 비난하는 스니켓의 유머러스한 해설이 재미있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인트로의 애니메이션은 감독이 의도적으로 집어넣은 눈속임이다. 밝고 아름다운 작품처럼 시작하지만 실제 내용은 그렇지 않다.
발명의 천재인 첫째 딸과 박학다식한 둘째 아들, 무엇이든 물어뜯는 강철이빨의 막내딸 등 3남매가 벌이는 모험은 '눈동자의 집' '파충류의 방' '눈물샘 호수의 비밀' 등 동화 3권을 합친 내용이다.
거대한 해변은 다우니라는 도시의 우주선 제조공장에 만든 세트다. 배경 하늘은 그려 넣었다. 영화의 기본 색조는 내용만큼이나 우울한 잿빛과 갈색이다.
실제 세트와 예전 세트 그림을 ILM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합성했다. 영상을 정지시킨 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3남매의 유산을 노린 울라프 백작의 마수는 3남매의 목숨을 노릴 만큼 위험하다. 달려오는 기차는 컴퓨터 그래픽이다.
이 작품을 만들기 전까지 실버링 감독은 원작을 읽지 않았다.
막내딸 써니와 뒤엉켜 장난치는 거대한 독사 역시 컴퓨터 그래픽. 써니 역할은 2명의 아기와 컴퓨터 그래픽, 로봇 등이 연기했다.
벼랑 위에 떠있는 위험한 집은 움직이는 장치에 연결된 세트다. 거대한 호수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었다.
이 작품에서 단연 빛난 것은 악역 울라프 백작을 연기한 짐 캐리다. 극 중 목발 분장 역시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
사람과 구별이 안 가는 로봇 아기. 주조로 윤곽을 뜬 뒤 실리콘 피부를 입힌 로봇 아기는 표정 연기가 가능하고 팔, 다리를 움직여 사람처럼 보인다.
극 중 해설자 레모니 스니켓 역할은 주드 로가 맡았으나 목소리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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