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1399

깊은 밤 갑자기(블루레이)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활약한 고영남 감독은 100편이 넘는 작품을 연출한 다작 감독이다. 총 제작편수가 105편이어서 임권택 감독보다 많이 만들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기억할 만한 작품은 거의 없다. 그만그만한 대중 영화들을 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1981년 개봉한 '깊은 밤 갑자기'는 단연 그의 연출력이 빛나는 공포물이다. 이 작품은 한국적 정서의 공포를 기괴한 영상과 사이키델릭한 음악으로 잘 표현했다. 여기서 말하는 한국적 정서란 무속신앙을 말한다. 내용은 부잣집 곤충학자(윤일봉)의 집에 어린 미옥(이기선)이 가정부로 들어오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뤘다. 당연히 학자의 아내 선희(김영애)는 한 집에 사는 미옥을 질투하고 시기한다. 그러면서 미옥이 가져온 무당 인..

스크림(4K)

타일러 질레트(Tyler Gillett)와 매트 베티넬리 올핀(Matt Bettinelli-Olpin) 두 사람이 공동 감독한 '스크림'(Scream, 2022년)은 시리즈 가운데 '스크림 4G'의 후속작이다. 제목이 최초 작품과 동일해서 새로 만든 리메이크작처럼 보이지만 기존 시리즈에서 이어지는 작품이다. 내용은 우즈보로 마을에서 연쇄살인이 벌어진 지 25년 후 가면을 쓴 새로운 살인마가 다시 나타나 10대들을 죽이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영화는 시간이 흐른 만큼 시대의 흐름을 반영했다. 살인마는 전화 대신 스마트폰과 메신저를 사용해 희생자들을 협박하고 살인을 벌인다. 이 과정을 원작 '스크림'과 '싸이코'의 샤워 장면을 인용하는 등 각종 공포물의 클리세를 활용해 보여준다. 이런 장치들은 원작과 ..

하우스 오브 구찌(블루레이)

1995년 3월 27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발생한 마우리찌오 구찌(Maurizio Gucci) 살해 사건은 꽤 충격적이었다. 사무실로 출근하다가 괴한이 쏜 네 발의 총탄을 맞고 숨진 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세계적 명품업체 구찌(Gucci)의 상속자였다. 그런데 살인범을 잡고 보니 뜻밖의 범인이 따로 있었다. 살인을 교사한 배후는 바로 구찌의 이혼한 전처 파트리찌아 레지아니였다. 구찌 가문의 비극적인 집안사 백만장자였던 마우리찌오 구찌는 보잘것없는 운수업자의 딸 레지아니와 사랑에 빠져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했다. 그러나 행복한 결혼 생활은 잠시였고 1983년 경영권을 승계받은 뒤부터 구찌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제품 판매는 예전같지 않았고 아버지 로돌프 구찌가 죽고 나서 야심 찬 집안사람들이 제각..

고스트 라이더: 복수의 화신(블루레이)

마크 네빌딘(Mark Neveldine)과 브라이언 테일러(Brian Taylor)가 공동 감독한 '고스트 라이더 복수의 화신'(Ghost Rider: Spirit of Vengeance, 2012년)은 무려 50년 된 마블 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다. 1972년 마블 만화에 처음 등장한 고스트 라이더는 1973년 정식으로 시리즈 만화의 주인공이 됐다. 고스트 라이더는 '스폰'처럼 악마에게 영혼을 판 다크 히어로가 주인공이다. 악마와 거래한 대가로 엄청난 힘을 얻게 된 자니 블레이즈(니컬라스 케이지 Nicolas Cage)는 분노가 극에 달하면 무시무시한 화염을 뿜어내는 악마의 해골로 변한다. 독특한 캐릭터와 함께 불꽃을 뿜어내는 지옥의 모터사이클이 매력적인 캐릭터다. 내용은 인류의 미래가 걸린 소년을 차..

내 깡패 같은 애인(블루레이)

1985년 '깜보'라는 영화에서 김혜수와 함께 출연한 박중훈을 본 게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한참 흘렀다. 그동안 찍은 영화가 '영화판'과 '체포왕'까지 포함해서 40여 편이다. 그중 김광식 감독의 '내 깡패 같은 애인'(2010년)은 박중훈의 40번째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들을 끌어 모은 듯한 연기를 보여 준다. 내용은 지방대를 나와 취직이 되지 않아 고생하는 세진(정유미)이 깡패 동철(박중훈)과 이웃이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 박중훈은 이 작품에서 별 볼 일 없이 세월만 흘러간 삼류 건달을 맡았다. 박중훈이 연기한 동철은 잔뜩 허세를 부리지만 의외로 엉성한 구석이 많은 안쓰러운 캐릭터다. 술집에서 시비를 거는 합기도 사범들에게 두드려 맞고 교육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