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영화를 보면 내용보다 저 장면을 어떻게 찍었는지 뒷얘기가 더 궁금했다. 이소룡의 '정무문'을 본 친구들이 도장에서 이소룡이 몇 명의 상대를 쓰러트렸는지 옥신각신 할 때, 난 이소룡의 팔이 시바의 여신처럼 여러 개로 보이는 장면의 비결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영화 관련 책에 관심이 많았다. 1980년대는 지금과 달리 영화 관련 서적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스크린'과 '로드쇼'라는 영화잡지가 창간되기 전에는 한진출판사 등에서 007 시리즈나 '콰이강의 다리' 등 영화 관련 번역 소설, 또는 '신과 악마의 동화' 같은 배우들 이야기를 찍어낸 게 전부였다. 나중에 집문당이나 영화진흥공사에서 직접 펴낸 영화이론총서 등을 보며 영화의 문법 등을 배웠지만 꽤 난해한 번역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지금은 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