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La Dolce V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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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22 맘마미아 by 울프팩 (4)
  2. 2008/08/14 배트맨 다크나이트 by 울프팩 (2)
  3. 2008/08/01 님은 먼 곳에 by 울프팩
  4. 2008/07/22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by 울프팩 (5)
  5. 2008/07/13 강철중 공공의 적 1-1 by 울프팩 (6)
  6. 2008/07/06 핸콕 by 울프팩 (2)
  7. 2008/05/16 아이언 맨 by 울프팩 (2)
  8. 2008/03/17 BC 10000 by 울프팩 (4)
  9. 2008/03/09 밴티지 포인트 by 울프팩 (4)
  10. 2008/03/02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by 울프팩
  11. 2008/02/17 추격자 by 울프팩 (6)
  12. 2008/01/27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by 울프팩
  13. 2008/01/20 스위니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by 울프팩
  14. 2007/12/01 세븐 데이즈 by 울프팩 (6)
  15. 2007/08/26 만남의 광장 by 울프팩
  16. 2007/07/30 트랜스포머 by 울프팩 (5)
  17. 2007/07/28 화려한 휴가 by 울프팩
  18. 2007/07/02 오션스13 VS 초속 5cm by 울프팩 (2)
  19. 2007/04/28 블랙북 by 울프팩
  20. 2007/03/23 300 by 울프팩
  21. 2007/03/03 그 해 여름 VS 국경의 남쪽 by 울프팩
  22. 2007/03/02 1번가의 기적 by 울프팩
  23. 2007/02/24 타짜 & 잔혹한 출근 by 울프팩
  24. 2007/02/23 누가 그녀와 잤을까 & 박물관이 살아 있다 by 울프팩
  25. 2007/02/22 달콤 살벌한 연인 &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by 울프팩
  26. 2007/02/04 아포칼립토 by 울프팩
  27. 2006/12/30 미녀는 괴로워 by 울프팩
  28. 2006/10/07 라디오스타 by 울프팩 (16)
  29. 2006/10/05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 by 울프팩 (6)
  30. 2006/06/10 미션 임파서블 3 by 울프팩 (12)
영화2008/09/22 20:55 Posted by 울프팩

아바를 처음 안 것은 중학교 2학년때인 1981년이었다.
당시 가장 친했던 같은 반 친구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며 들어보라고 카세트 테이프를 건넸다.
그때는 국내에 CD가 나오기 전이어서 LP와 카세트 테이프가 전부였다.

그 친구가 건넨 음반이 바로 아바의 걸작 음반 '슈퍼 트루퍼'였다.
그 친구는 'Andante Andante'를 가장 좋아했지만 그 음반에는 'Super Trouper'부터 시작해서 'The Winner Takes It All' 'Happy New Year' 'Our Last Summer' 'Lay All Your Love On Me' 등 히트곡들이 줄줄이 들어 있었다.

그렇게 해서 아바의 팬이 된 이후 그들의 노래를 참 열심히 들었다.
그게 벌써 27년전 기억이다.

필리다 로이드 감독의 '맘마미아'를 보니 예전 까까머리 검은 교복의 중학생 시절이 생각난다.
그래서 음악이 좋다.

아스라히 잊혀져가던 옛 기억을 떠오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 영화는 아바의 주옥같은 히트곡들로 만든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만큼 아바의 음악을 들으며 자란 세대들에게는 예전 추억이 새록새록 솟아나게 해준다.

추억을 떠나서 영화는 상당히 재미있다.
내용은 그리스 섬에서 시집을 가는 처녀가 자신의 아버지를 알기 위해 어머니와 친구였던 남성들을 초대하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로맨스 물이다.

물론 아바의 히트곡들을 적절하게 배치한 뮤지컬의 공이 크지만 영화만의 장점인 그리스의 아름다운 풍광과 메릴 스트립, 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 줄리 월터스, 아만다 세이프리드 등 우리에게 낯익은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솜씨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원작 뮤지컬 연출을 담당한 로이드 감독 등 제작진이 뮤지컬 공연에 참여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작품 해석에 대한 감각이 탁월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을 통해 귀에 익숙한 아바의 노래들을 재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그 중에 가장 압권은 메릴 스트립이 부른 'The Winner Takes It All'이었다.

감정을 꾹꾹 눌러담은 그의 노래는 가사와 영화적 상황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진한 감동을 전해줬다.
메릴 스트립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장면에서만큼은 일어나 박수를 치고 싶을 만큼 훌륭한 노래와 연기를 보여줬다.

그 외 콜린 퍼스가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부드럽게 부른 'Our Last Summer', 엔딩 타이틀에 흐르던 아만다 세이프리드의 맑고 깨끗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Thank You For The Music' 등은 이렇게 좋은 곡이었던가 싶을 만큼 새로왔다.

참고로, 이 영화는 엔딩 타이틀이 흐를 때 자리를 뜨면 주옥 같은 노래를 놓칠 수 있다.
완전히 화면이 암전될 때까지 지긋이 앉아서 아바의 노래들을 감상해보자.
엔딩 타이틀이 흐르기 직전에 깜짝 출연하는 아바의 모습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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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008/08/14 17:54 Posted by 울프팩

새로운 배트맨을 예고하며 '배트맨 비긴즈'를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더 할 수 없이 어둡고 우울한 배트맨을 내놓았다.
이번에 개봉한 '배트맨 다크나이트'는 '배트맨 비긴즈'보다 더욱 어둡고 음습해졌다.
대신 오락적 재미도 '배트맨 비긴즈'를 뛰어넘는다.

이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우울하고 어둡고 불행하다.
배트맨은 정의의 사도에서 졸지에 시민들의 불행을 무시하는 악인이 돼버렸다.
그래서 그런지 배트맨을 연기한 크리스찬 베일도 더 늙어 보인다.

팀 버튼의 '배트맨'에서 다소 우스꽝스럽던 조커는 무시무시한 절대 악이 돼서 돌아왔다.
이 작품을 끝으로 유명을 달리한 히스 레저의 광적인 연기 덕분에 조커의 캐릭터는 배트맨보더 더욱 부각된다.

마치 게임처럼 단순한 적들을 물리치면 평화가 찾아오는 과거 시리즈와 달리 이 작품은 등장인물들의 사유와 고뇌를 통해 관객들 또한 끊임없이 고민하고 갈등하게 만든다.
그만큼 영화는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긴장의 연속이다.

'스파이더맨'에서 '헐크' '배트맨'까지 요즘 할리우드 영화 속에 고민하는 슈퍼 히어로가 늘고 있다.
과거처럼 단순한 구조로는 먹히지 않는다는 상술의 발로인지, 그나마 오락영화속에서도 무언가 하나라도 건질만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작가적 고민의 결과인 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덕분에 슈퍼 히어로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 점에서 '배트맨 다크나이트'는 특히 돋보이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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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008/08/01 18:24 Posted by 울프팩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 곳에'는 대중적인 오락 영화를 좋아한다면 쉽게 볼 만한 작품은 아니다.
줄거리를 강조하는 하이틴 소설같은 TV드라마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과 달리 흘러간 정서를 담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요즘 정서가 아닌 지나간 세월과 1960, 70년대 문화가 녹진 녹진하게 묻어 있는 옛 것이라는 점이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도대체 그런 가수가 있었던가 싶은 '쇼쇼쇼' 시절의 김추자의 히트곡 '님은 먼 곳에'를 제목으로 붙인 것부터 시작해서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팔려가다시피 참전한 월남전, 여기에 70년대 트로이카였던 정윤희를 닮은 수애까지 영화 속 모든 게 옛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화는 월남전에 참전한 남편을 찾아 떠나는 아내(수애)의 이야기다.
사랑하지도 않고 애틋한 정도 없는 여인이 왜 이역만리까지 목숨을 걸고 남편을 찾아갈까.

마치 미스테리 소설처럼 영화는 결말에 이를때까지 보는 이를 궁금하게 만든다.
특히 수애 일행이 고초를 겪을 수록 그런 궁금증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결말에 다다르면 반전처럼 펼쳐지는 이야기는 궁금증을 일거에 날려버리며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수애가 보여준 행동은 험했던 시대를 속절없이 참고 견딘 사람들의 무언의 항변인 셈이다.

물론 그 과정과 동기에 영화적 비약이 섞여있기는 하지만 이준익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정서는 충분히 공감이 간다.
특히 시대의 반항아같았던 신중현의 음악들이 배경에 깔리면서 영화는 이 감독의 전작인 '라디오스타'가 그랬듯이 지나간 세월에 대한 향수와 묘한 슬픔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수애마저 곱게 빛나 애잔함을 더 한다.
그 아련한 느낌, 애닲은 노래 하나만으로도 좋은 영화다.

다만 아내와 남편, 시어머니 등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너무 많이 생략돼 있다보니 공감대를 쉽게 끌어내기 힘든 한계가 있다.
특히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이라는 세월의 간극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더더욱 옛 노래를 듯는 것처럼, 옛 앨범을 넘기듯 이야기보다는 느낌으로 봐야 한다.
그만큼 요즘 사람들, 아니 '쇼쇼쇼' 이후 사람들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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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008/07/22 18:49 Posted by 울프팩

한국판 만주 웨스턴을 표방한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에 대한 오마주다.
영화를 보면 김 감독이 세르지오 레오네를 얼마나 좋아하는 지 쉽게 알 수 있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위대한 걸작 '석양의 무법자' 원 제목인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에서 마지막만 살짝 'The Weird'로 바꾼 제목부터 시작해서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이 숨겨 놓은 금화가 청나라의 보물로 바뀌는 등 여러 곳에 '석양의 무법자'를 따라간 흔적이 역력하다.
특히 세 명의 주인공이 막판 대결을 벌이는 엔딩은 영락없는 '석양의 무법자'의 샌드힐 묘지 결투다.
이 장면에서 세 주인공의 풀 샷과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특기인 눈만 커다랗게 잡는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왔다갔다하며 숨막히는 긴장감을 묘사한 것까지 '석양의 무법자'를 닮았다.

여기에 송강호가 옷 속에 철판을 집어넣어 살아남는 대목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에 쓰인 유명한 장면이다.
또 일본군이 가세해 대포를 쏘아대는 추격전은 샌드힐 묘지에 다다르기 전 남군과 북군의 스펙터클한 진지전을 연상케 한다.

아닌게 아니라, 배우들 생김새도 닮았다.
정우성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날카로운 눈매의 이병헌은 리 반 클리프, 송강호는 퉁퉁한 얼굴의 일라이 왈라치를 의식한 캐스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석양의 무법자' 베끼기가 아닌 것은 속도감있는 액션 때문이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석양의 무법자'가 여유와 치밀함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한 발 한 발 다가서는 반면 김지운 감독은 폭발적인 에너지와 화려한 액션으로 폭풍처럼 몰아친다.
덕분에 2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 지 모를 만큼 숨가쁘게 지나간다.

다만 아쉬운 것은 안그래도 정신없이 몰아치는 액션을 너무 근접 촬영해 정신이 없다.
이미지 쉐이커를 쓴 것처럼 초반에 쉼 없이 흔들리는 영상을 보면 '태극기 휘날리며'의 조잡한 진지전 악몽이 생각난다.

캐스팅의 경우 사실상 주인공인 송강호의 연기가 빛났고, 이병헌의 눈빛이 섬뜩한 악역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정우성은 장총을 돌리며 말을 타는 근사한 연기가 너무 잘 어울렸으나 대사와 눈빛에서 2% 부족했다.

일부에서는 빈약한 이야기 구조도 문제 삼지만 본격적인 오락물을 표방한 만큼 볼거리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큰 흠은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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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008/07/13 17:15 Posted by 울프팩

강우석 감독의 '강철중 공공의 적 1-1'(2008년)은 제목이 말해주듯 1편의 아류작이다.
'공공의 적 3'가 아닌 굳이 '공공의 적 1-1'을 고집한 이유는 1편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겠다는 강 감독의 의지다.

워낙 2편이 형사에서 검사로 비약하는 등 뜬금없이 주인공의 설정이 바뀌면서 이야기 방향 또한 크게 달랐기 때문.
그만큼 2편은 좌충우돌 막무가내 형사인 강철중의 캐릭터를 잘 살리지 못하고 흥행 실패작이 돼버렸다.

결국 강 감독이 1편으로 회귀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자연스런 귀결이다.
이를 반영하듯 강철중은 강동서 강력반으로 돌아왔고, 강신일이 연기한 반장, 1편의 산수 캐릭터를 연기한 이문식, 칼잡이 유해진 등 조연 캐릭터들까지 그대로 살아났다.

아쉬운 것은 1편만큼 이야기의 임팩트가 강하지 못하다는 점.
1편의 캐릭터를 그대로 이어가야 하는 속편들의 운명이기도 하다.

장진 감독이 썼다는 대본은 장진 특유의 소소한 유머에 집착한다.
1편처럼 대박이 터지는 웃음 대신 관계와 관계 사이에 빚어지는 잔잔한 웃음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쯤되면 대박은 아니어도 소박 정도는 될 듯.
그러나 1편만큼 큰 웃음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악역 또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성재가 연기한 1편의 악역은 워낙 잔혹하고 정줄데 없이 미운 캐릭터여서 강철중의 옹고집이 대비되며 더욱 빛을 발했다.

그러나 정재영이 연기한 이번 작품의 악역은 은연중 인간적 연민이 묻어난다.
정재영이라는 배우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악당을 바라보는 장진 감독의 시각이기도 하다.
어떤 점에서는 단순 스테레오 타입에서 벗어난 사실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강철중이 날뛸 운신의 폭을 좁히는 역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작품은 '1-1'이라는 제목 그대로 만큼의 웃음과 재미를 담고 있다.
강철중 캐릭터를 시리즈로 이어 가려면 1편에서 보여준 선과 악의 극명한 대조 속에 허를 찌르는 웃음으로 이어지는 기발함을 살려야 할 것이다.
강 감독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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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008/07/06 20:22 Posted by 울프팩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듯이, 영웅이라고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
꼭 별난 유니폼에 정의감으로 뭉친 도덕적인 남자 또는 여자들이 슈퍼 영웅의 전부는 아니다.

피터 버그 감독의 '핸콕'(Hancock, 2008년)이 바로 그 별난 영웅이다.
대낮부터 낮술에 쩔어있고, 마음에 안들면 무조건 날아올라 들이받거나 걷어차고 때려부수기 일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영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핸콕은 개의치 않는다.
세상을 살아가야하니 어쩔 수 없지 않냐는 투다.

마치 핸콕을 보면 일상사에 찌든 샐러리맨을 보는 것 같다.
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술 한 잔으로 풀 듯, 핸콕은 범죄를 해결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낮술과 거리낌없는 욕설로 해결한다.

그런 점에서 별나기는 해도 속이 후련하다.
스트레스를 저렇게 풀 수 있다면 얼마나 시원할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

여기까지는 기존 슈퍼 영웅과 확실한 차별화로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영화가 망가지기 시작한다.

악동 짓에 싫증이 났는 지 핸콕이 개과천선하기 시작한 것.
그러면서 영화는 핸콕이 달라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고민 등 문제점을 뻔한 방식으로 해결하는데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반전과 의외의 요소가 발견되기도 하지만 너무 뜬금없다.
어찌보면 '하이랜더'와 '엑스맨'의 요소를 뒤섞은 듯한 후반부는 그래서 소리만 요란할 뿐, 공감이 가지 않는다.

왜 괜찮은 주인공을 이렇게 망가뜨렸을까.
표정 하나만으로도 제 역할을 똑 떨어지게 해낸 윌 스미스의 연기가 안타까울 뿐이다.
확실히 피터 버그 감독은 '킹덤'에서도 그랬듯이 뒷심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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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008/05/16 23:16 Posted by 울프팩

'아이언 맨'(Iron Man, 2008년)은 여러 가지로 독특한 영화다.
'수퍼맨' '엑스맨' 등 능력을 타고난 기존의 수퍼 히어로들과 달리 이 영화의 주인공은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창조한다.

1960년대 마블 코믹스의 히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천재 과학자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악을 제거하기 위해 스스로 초인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종의 갑옷을 만들어 입고 악당과 대결하는 내용이다.

초인적인 능력을 스스로 만든다는 설정이나 '채플린' 등에서 가벼워 보이는 역할을 주로 했던 로버트 다우닝 주니어가 근육질의 사내로 변신한 점 등은 의외다.
'위대한 레보스키' '씨비스킷'에서 낙천적 모습을 보여줬던 제프 브리지스가 삭발한 채 악당을 연기한 것도 의외였다.

변하지 않은 것은 '검으로 흥한 자 검으로 망한다'고, 인과응보식 설정이다.
군수사업으로 떼돈을 번 주인공이 결국 자신의 무기 때문에 평생 고통을 짊어질 일을 겪는 것이나, 돈에 눈이 먼 악당의 최후 등이 그렇다.

최근 수퍼 히어로물들이 영웅의 인간적 고뇌에 집착하는데, 이 작품도 그런 점에서는 예외가 아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초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다소 지루할 수는 있으나 그만큼 설득력 있다.

뜻밖의 개그는 엔딩 타이틀이었다.
헤비 메탈을 열심히 들으며 80년대를 보낸 사람이라면 제목만 들었을 때 스탠 리의 원작 만화보다 헤비메탈 밴드 블랙사바스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존 파브로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엔딩 타이틀의 블랙사바스의 대표적인 히트곡 '아이언맨'을 배경음악으로 깔아 실소를 자아냈다.

황당무계한 수퍼 히어로들의 활약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대로 볼 만한 오락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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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008/03/17 13:31 Posted by 울프팩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영화는 공식이 있다.
'투모로우' '패트리어트' 등의 영화를 보면 주인공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가족 사랑이다.

자연이 됐든, 사람이 됐든 외부의 위험 때문에 위기에 처한 가족을 구하기 위해 주인공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내용이 기본 바탕이다.
여기에 엄청난 괴수('고질라')를 투입하거나 사람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대자연의 위력('투모로우'), 막강한 군대('패트리어트') 등 위험요인을 키워서 이야기의 규모를 부풀리고 이를 적절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덧칠해 그럴듯한 볼거리를 만들어 낸다.

이번에 개봉한 'BC 10000'도 예외가 아니다.
집채만한 맘모스와 커다란 엄니를 가진 호랑이, 잔혹하기 이를데 없는 부족이 가세해 변방에서 떨고 있는 부족을 위협한다.
잔혹한 부족에게 노예로 끌려간 애인과 가족을 구하기 위해 떨쳐 일어난 사람들의 기나긴 여정이 이 영화의 기본 줄거리다.

여기까지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전작들과 비슷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의 흥행 요소가 모두 빠져버렸다.
'투모로우' '고질라'의 스펙터클한 볼거리 대신 가족을 구하기 위해 떨쳐 일어선 사람들의 기나긴 여정만큼이나 지루한 이야기가 대부분의 상영 시간을 채우고 있다.

아마 에머리히 감독은 부족한 볼거리를 진한 휴머니즘과 감동으로 대신 채우고 싶었겠지만 그럴려면 반드시 필요한 탄탄한 드라마가 부재하다.
빈약한 이야기 속에 볼거리도 많지 않다보니 영화는 더 할 수 없이 지루한 작품이 돼버렸다.
차라리 이 작품보다는 1970년대에 냄새나는 동시 상영관에서 본 '공룡 100만년'이 훨씬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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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008/03/09 19:52 Posted by 울프팩

미국 대통령 암살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택한 '밴티지 포인트'(Vantage Point, 2008년)는 한 판의 전자오락같은 액션극이다.
대통령이 암살당하는 시간을 전후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사건을 각각의 인물의 관점에서 그린 이야기.
당연히 영화는 범인을 색출해 일망타진하는 내용으로 흐른다.

등장인물마다 서로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퍼즐 조각처럼 이어붙여서 한 편의 사건을 재구성하는 시도는 신선하다.
자칫하면 산만할 수 있는 구성인데도 불구하고 개연성을 찾아서 연결한 점은 돋보인다.

그러나 이야기가 너무 사건에만 응축돼 있어서 상당히 무미건조하다.
마치 한 편의 수사극 가운데 액션 부분만 떼어낸 느낌이다.
그렇다보니 아무 생각없이 버튼만 누르면 진행되는 전자오락처럼 오로지 범인 잡는데만 골몰하게 된다.

요즘 할리우드 영화의 추세가 그런 것 같다.
'킹덤'도 그런 스타일이었는데, 이 영화 또한 앞뒤 배경없이 오로지 사건에만 매달린다.

또 현실성도 떨어진다.
과연 미국 대통령 암살이 저렇게 간단한 일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사건의 전개와 추격 등 액션에 초점을 두고 싶었다면 차라리 미국 대통령보다는 기업인이나 다른 존재를 선택하는게 오히려 더 현실성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영시간 90분 동안 정신없이 이야기를 따라가느라 지루할 틈은 없지만 보고 나면 남는 것은 없다.
시고니 위버, 포레스트 휘트테이커 등 쟁쟁한 배우들도 파편처럼 쪼개진 이야기 속에 자신의 연기력을 제대로 보여줄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한마디로 아무 생각없이 눈으로 쫓아가며 즐기기에 좋은 영화다.
감독은 '헨리 8세'를 만든 피트 트레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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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008/03/02 20:25 Posted by 울프팩

에단과 조엘 코엔 형제의 영화는 언제나 그렇듯 극단적 허무로 치닫는다.
등장인물들은 죽기 살기로 돈을 위해 목숨을 걸고 덤비지만 그 누구도 돈을 손에 넣지 못하고 빈털털이로 돌아선다.

그렇기에 돈을 향한 집착이 빚어내는 광기가 때로는 섬뜩할 정도로 무섭고 때로는 어이없는 웃음을 유발한다.
'밀러스 크로싱' '파고' '레이디킬러'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등 코엔 형제의 전작들이 대부분 그렇다.

굳이 그 안에서 차이를 둔다면 '레이디 킬러' '위대한 레보스키' '오 형제여 어디있는가'처럼 웃음에 치우친 부류와 '밀러스 크로싱' '파고' 등 스릴러에 무게를 둔 부류가 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후자 쪽이다.

이유없는 사이코 패스(하비에르 바르뎀)가 돈다발이 가득 든 가방을 쫓아 연쇄살인을 벌인다.
우연히 가방을 줏은 사내(조쉬 브롤린)는 졸지에 사냥감이 된다.
그 두 사람을 은퇴를 얼마 앞둔 늙은 보안관(토미 리 존스)이 기다린다.

광기와 우연이 빚은 역사 앞에 관록과 경륜은 사막의 모래먼지처럼 흩날린다.
힘들게 아메리칸 드림을 일군 미국의 올드 세대들이 신세대의 광기 앞에서 속수무책인 오늘의 미국을 풍자하는 듯하다.

은퇴후 마땅한 소일거리조차 없는 노인처럼 자본주의의 병폐로 곪을대로 곪은 미국의 미래는 갑갑하기만 하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미국인들에게 섬뜩한 스릴러이면서 정곡을 찌른 비판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파고'처럼 코엔의 블랙유머를 기대했다면 거리가 있다.
유머라고는 전혀 없어 건조하기 그지없는 코엔 형제식의 허무한 느와르인 '밀로스 크로싱'이 마음에 안들었다면 이 작품 또한 답답할 수 밖에 없다.

다소 늘어지는 이야기이지만 잔혹한 살인마를 연기한 하비에르 바르뎀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절로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낮게 깔리는 목소리와 무시무시한 산소탱크를 개조한 무기는 공포 그 자체다.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을 만한 연기력이다.
다만 산소탱크 무기는 모방범죄가 나올까봐 걱정스럽다.

올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감독, 작품, 각색, 남우조연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어지만 손가락을 치켜들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코엔형제의 묵직한 메시지가 앙금처럼 오래오래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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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008/02/17 12:19 Posted by 울프팩

KBS TV 뉴스에서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를 소개하며 '살인의 추억'에 비견될 만한 뛰어난 작품이라고 소개하길래 기대가 컸다.
그러나 결코 '살인의 추억'과 비교할 만큼 걸작은 아니다.
잘 만든 스릴러이지만 완급 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유영철 사건처럼 연쇄살인을 벌이는 미치광이 살인범을 뒤쫓는 사내의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무능과 답답함을 꼬집으며 경찰보다 한 사내의 집요함이 오히려 승리를 거두는 구조를 통해 사회 구조의 문제점을 꼬집고 있다.

영화는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는 화면과 구성을 통해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휘몰아친다.
마치 숨통을 조여오듯 바짝 긴장시키는 영화를 보고 나면 그제사 한숨이 터지며 온 몸이 펴진다.
그만큼 긴장감은 대단하지만 관객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는 점은 문제다.

'살인의 추억'은 적당한 유머와 여유를 통해 관객이 작품과 함께 호흡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100미터 달리기에서 전력 질주하는 주자를 보는 느낌이다.

그래도 신인 감독 치고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스토리텔링이 뛰어나다.
비록 '살인의 추억'에는 못미쳤지만 볼 만한 작품이다.

아울러 김윤석의 연기가 돋보였다.
하정우도 흠 잡을데 없을 만큼 연기를 잘했지만, 배역 특성상 김윤석의 땀내나는 연기가 더 빛났다.

참고로, 필름과 디지털 두 가지로 상영하는데, 이왕이면 디지털 상영 관람을 권하고 싶다.
주로 야간 촬영이 대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암부 표현이 상당히 중요한데, 디지털 상영의 경우 암부 표현이 아주 훌륭하다.
영상의 깨끗함은 물론이고 전혀 무너지지 않는 암부 표현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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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008/01/27 22:41 Posted by 울프팩

임순례 감독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1등을 고집하지 않아 마음에 든다.
아무도 2등을 기억하지 않는 세상에서 2등은 곧 루저요, 패자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2등의 이야기로 1등 못지 않은 꿈과 희망, 감동을 준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여자핸드볼팀은 2등이었지만 위대한 루저였다.
핸드볼이 발붙일 곳 없는 척박한 토양에서 살림과 운동을 함께 하며 신화를 일궈냈기 때문이다.

그들의 고단한 삶이, 신산스런 나날이 영화를 보는 동안 절로 한숨이 나오고 지치게 만든다.
어찌보면 그래서 1등이 더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과연 저렇게까지 해서 얻는게 무엇인가.

영화속에서는 실업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는데도 불구하고 팀이 해체되면서 초등학교 핸드볼팀으로 옮겨간 어느 감독의 입을 빌어 이야기한다.
"이렇게 사는 것도 좋다. 생각도 할 수 있고, 하늘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