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1399

아이즈 와이드 셧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감독의 유작으로 유명한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 1999년)이 무삭제, 무암전 DVD 타이틀로 국내 출시됐다. 톰 크루즈(Tom Cruise)와 니컬 키드먼(Nicole Kidman)이 부부일 때 출연해 누드 연기를 펼쳐 화제가 된 작품. 그러나 사람들이 기대하는 만큼 두 사람의 전라 누드가 나오는 것은 아니고 키드먼의 뒷모습과 톰 크루즈의 상체가 잠깐 나온다. 오히려 주변 인물들의 헤어 누드와 강도 높은 정사 장면이 여러 군데 나오는데 국내 개봉 시 문제의 장면들은 모자이크 처리됐다. 큐브릭 감독은 이 작품 역시 '배리 린든' '샤이닝' '시계태엽 오렌지' '풀 메탈 자켓' 등 전작들처럼 인간의 광기와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부..

고스트버스터즈(4K)

폴 페이그(Paul Feig) 감독의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 2016년)는 1984년 첫 선을 보인 동명의 공상과학(SF) 코미디를 30여 년이 지나 다시 만든 리부트판이다. 제목에 유령이 들어간다고 해서 공포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내용은 오리지널과 비슷한 코미디다.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애비(멜리사 맥카시 Melissa McCarthy)와 물리학자 에린(크리스틴 위그 Kristen Wiig), 발명가 홀츠먼(케이트 맥키넌 Kate McKinnon), 여장부 패티(레슬리 존스 Leslie Jones) 등 뉴욕에서 사는 여성 넷이 모여 유령을 퇴치하는 회사 고스트버스터즈를 세워 도시 곳곳에 출몰하는 유령을 쫓는 이야기다. 기본적인 설정은 오리지널과 동일한데 달라진 것이 있다면 남자들..

하얀 연인들

'하얀 연인들'(13 Jours En France, 1968년)은 제목만 보면 로맨스 영화를 떠올리겠지만 사실은 다큐멘터리다. 1968년 2월 프랑스 그르노블(Grenoble)에서 열린 제10회 동계올림픽의 이모저모를 담은 영상이다. 원제는 '프랑스에서 13일'인데 이를 일본에서 '백색의 연인'이라고 번안한 것을 국내에서도 그대로 가져다 썼다. 내용은 제목과 무관하지만 음악은 오히려 엉뚱한 번안 제목이 잘 어울린다. 이 작품의 주제곡은 사랑의 멜로디에 일가견 있는 유명한 프란시스 레이(Francis Lai)가 만들었다. 작품을 보지 못한 사람들도 알 만큼 레이가 작곡하고 다니엘 리카리(Danielle Licari)가 스캣으로 부른 주제곡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국내 FM에서도 심야 방송에서 많이 틀었고 라..

로건(블루레이)

제임스 맨골드(James Mangold) 감독의 '로건'(Logan, 2017년)은 절대 죽지 않고 늙지 않으며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초영웅의 공식을 깬 영화다. 주인공은 엑스맨에서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들어 적을 무찌르던 무적의 싸움꾼 울버린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더 이상 예전의 울버린이 아니다. 늙고 병들어 지친 노인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름도 울버린이 아닌 로건(휴 잭맨 Hugh Jackman)이다. 로건은 초영웅이 아닌 피곤에 지치고 회한에 가득 찬 뒷모습을 보이는 노인의 이름이다. 근근이 우버 기사로 연명하며 치매에 걸린 자비에(패트릭 스튜어트 Patrick Stewart) 교수를 돌보는 로건은 돌연변이가 멸종된 세상에서 비범한 능력을 지닌 소녀 로라(다프네 킨 Dafne Keen)를 ..

사생결단(블루레이)

최호 감독의 '사생결단'(2006년)은 부산을 배경으로 마약상들과 이들을 쫓는 경찰의 추격전을 실감 나게 묘사한 작품이다. 내용은 마약판매상을 쫓는 형사(황정민)와 형사의 끄나풀이 된 마약판매조직의 중간 판매상(류승범)을 주축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최 감독은 2년여에 걸쳐 실제 마약 세계를 취재해 시나리오를 썼다. 덕분에 그들만의 은어와 이동식 마약제조공장 등 내밀한 이야기를 통해 꽤 실감 나게 마약판매조직의 실상을 그렸다. 무엇보다 마약판매상과 경찰이 벌이는 자동차 추격전과 막판 부두에서 벌이는 대결 등을 꽤 긴장감 넘치게 그렸다. 여기에는 배우들의 치열한 연기가 한몫했다. 생 양아치 그대로 변신한 류승범과 지독한 형사로 분한 황정민의 연기가 불꽃을 튀겼다. 그만큼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이 잘 맞아 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