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살기 힘드니까 이제 이런 영화도 등장한다.
최성철 감독의 '마강호텔'은 구조조정을 당한 조직 폭력배들의 이야기다.
구조조정을 당한 무상파 넘버2인 이대행(김석훈)은 살아남기 위해 부하들을 데리고 지방에 내려가 채무 연체자들의 빚을 받아오는 일을 한다.
그들이 처음 찾아간 곳이 바로 백마강 호텔.
간판의 ‘백’자가 떨어져 마강호텔로 불릴 만큼 영세한 호텔에서 그들은 갖은 악덕을 떨며 빚을 독촉하지만 돈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호텔 사람들과 정이 들어 어느덧 그들편에 서서 주먹을 휘두른다는 내용이다.
이야기 구조 자체가 설익고 영화를 위해 억지로 짜맞춘 느낌이 강한 작품이다.
조직 폭력배들의 구조조정이라는 독특한 소재에 비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힘이 약하다보니 과장된 웃음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어색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김석훈, 시종일관 소리 질러대기 바쁜 김성은과 우현 등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 마치 웃음을 주기 위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들 같다.
나름대로 독특한 소재를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웃음을 전달하는데 실패한 것을 보면 코미디라는 장르가 참으로 어려운 분야라는 것을 실감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우리 영화치고는 무난한 화질이다.
전체적으로 이중윤곽선도 없고 색감이 깨끗하다.
일부 장면에서는 조금씩 잡티가 보인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그다지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대사 처리에 집중하다보니 주로 소리가 전방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어이없는 부록은 2분 가량의 ‘뮤직비디오’다.
노래도 아니고 만담식 대사로 이어지는 영화 예고편의 가까운 영상인데 이를 뮤직비디오로 포장했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