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창민 감독의 데뷔작 '마파도'(2005년)는 생각보다 준수했던 작품이다.
싸구려 영화를 연상케하는 포스터 때문에 그저 그런 작품이려니 했으나 의외로 아귀가 딱딱 들어맞는 시나리오와 간간히 터지는 웃음은 그런 선입견을 버리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언제나 능글능글한 이문식과 반듯해 보이는 이정진, 그리고 다섯 할매를 연기한 김수미, 김을동, 여운계, 김형자, 길해연의 연기가 좋았다.
아쉬운 것은 배우들의 연기를 받쳐주지 못한 조명.
서정적인 영상을 제대로 살리려면 충분한 조명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지 로케이션의 사정 때문인지 제작비 때문인지 몰라도 인물 위주의 조명에 국한된 점이 아쉽다.
덕분에 인물은 또렷해도 배경은 하얗게 나르는 장면이 종종 보인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는 화질이 준수한 편.
간혹 잡티와 이중 윤곽선이 보이지만 필름과 차이가 없는 영상이다.
돌비디지털 5.1채널을 지원하는 음향도 대사 전달이 또렷하고 간간히 배경음과 효과음을 무난하게 채널별로 안배했다.
<파워 DVD 캡처 샷>
마음잡고 만화가게를 하며 선량하게 살아보려는 조폭 두목 신사장(오달수)은 어느날 110억원의 로또 1등에 당첨된다. 여기서 그는 항상 똑같은 번호를 찍는 로또 공식중 하나를 선보인다.
마파도는 총 인구 5명, 그것도 할매 5명이 사는 외딴 섬이다. 마파도는 실존하는 곳은 아니다.
극성맞은 할매들에게 잡혀 억척스레 일을 하는 두 사람. 섬으로 나온 공간은 실제 영광에서 촬영.
신사장 일당이 섬에 들이닥치며 위기감이 고조된다.
이 장면과 이 대사, 아주 마음에 든다. 딸을 살려달라고 무릎을 꿇고 울며 비는 벙어리 엄마를 보고 신사장은 끝순이의 목에 겨누고 있던 낫을 떨군다. 그리고 날아간 110억원을 생각했는지 허탈하게 웃으며 한마디 한다. "바다 봐라."
끝순이가 훔쳐간 로또를 갈매기가 물어갔다는 황당한 설정. 감독은 인생이란 별거냐, 결국 네박자 인생을 얘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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