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 (블루레이)

울프팩 2012. 2. 3. 11:39

찰스 크릭톤 감독의 제목도 희한한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A Fish Called Wanda, 1988년)는 독특한 상황이 웃음을 빚어내는 코미디물이다.
완다라는 여성과 말더듬이, 성질급한 총잡이 등으로 구성된 악당들이 훔친 보석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솎이는 내용이다.

다소 황당하고 어이없는 설정이지만 추리극처럼 정교하게 맞물린 플롯 덕에 유쾌한 웃음을 쏟아낼 수 있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그만큼 시나리오가 탄탄했고 제이미 리 커티스를 제외한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제이미 리 커티스가 연기한 완다라는 배역은 사람들을 홀딱 넘어가게 하는 미녀이지만, 솔직히 제이미 리 커티스가 그 정도의 미녀인지는 의문이다.
어쩌면 그것도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일 수도 있겠다.

처음에는 가벼운 소품 정도로 취급받았던 이 영화는 전형적인 슬리퍼 히트(sleeper hit)가 됐다.
즉, 기대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입소문을 타고 자고 일어났더니 조용히 히트한 영화를 말한다.

흑백 무성영화 시대 슬랩스틱과 교묘한 말장난을 절묘하게 배합한 점이 1980년대 다른 코미디물과 차별화하면서 관객을 끌어들였다.
지금도 많은 배우와 평론가들이 걸작 코미디로 주저없이 꼽는 볼 만한 작품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그저 그렇다.
시종일관 지글거리고 윤곽선이 두터운 편. 간간히 플리커링도 나타난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 역시 서라운드 효과보다는 대사 전달에 치중했다.
배우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등의 부록이 들어 있으나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악당 두목의 정부인 완다(제이미 리 커티스)와 그의 오빠로 위장한 성질급한 애인 오토(케빈 클라인), 완다라는 물고기를 애지중지 키우는 말더듬이(마이클 폴린)가 보석 강탈을 위해 팀을 이룬 설정부터 코믹하다.
물고기와 이름이 같은 완다는 외국어를 들으면 성적 흥분을 느끼는 이상한 여인이어서 웃음을 자아낸다.
오토는 보석 숨긴 장소를 알아내기 위해 관상용 물고기를 날로 잡아먹으며 말더듬이에게 심리적 고문을 가한다. 물고기를 씹는 장면 등 일부는 삭제됐다.
오토 역의 케빈 클라인은 이 작품으로 제 88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 그는 영화 '프렌치키스'로 알려졌다.
등장인물들은 애인, 친구, 동료이면서도 돈 때문에 서로를 헌신짝처럼 저버리고 뒤통수를 노리는 표리부동의 전형들이다. 그 바람에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허허실실의 웃음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말더듬이가 노파를 살해하려다 엉뚱하게 애완견만 잡는 장면은 영국 런던의 사우스켄싱턴 지역에 위치한 올슬로우가든 건물 앞에서 촬영.
완다에게 이용당하지만 최후의 승자가 되는 변호사 역할의 존 클리즈는 이 작품으로 제 42회 영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007 시리즈 일부 작품에서 닥터Q, '슈렉'시리즈에서 개구리 왕 목소리 등을 연기했다.
거대한 롤러로 압사시켜 피가 배어나오는 장면, 차에 치인 개가 내장이 터진 채 도로에 납작하게 붙어있는 장면 등은 삭제됐다. 롤러 장면은 히드로 국제공항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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