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테이큰2

울프팩 2012. 10. 7. 13:54
예전 케이블TV에서 우연히 본 '테이큰'은 기대 이상이었다.
'쉰들러 리스트'의 점잖은 오스카 쉰들러가 인신매매범에 납치당한 딸을 되찾기 위해 무지막지한 전사로 변신한 것도 뜻밖이었다.

그만큼 재미있게 봐서 속편에 대한 기대도 당연 컸다.
올리비에 메가턴 감독이 만든 '테이큰2'는 전작만큼은 아니어도 꽤 흥미진진한 액션물이다.

전편에 이어 뤽 베송이 각본을 쓰고 제작을 맡은 이번 작품은 주인공에게 박살난 인신매매 조직이 복수에 나서는 내용이다.
그 바람에 주인공 뿐만 아니라 딸과 전처까지 온 가족이 위험을 겪는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리암 니슨이다.
환갑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창 젊은 나이의 배우 못지 않은 활기찬 액션을 보여줘 본 시리즈의 맷 데이몬이나 007의 다니엘 크레이그처럼 뚝심이 느껴지는 영웅으로 거듭났다.

특히 잘 빠진 근육질 몸매가 아니어도 절도 있는 액션이 노회한 전사를 연상케한다.
여기에 눈빛 가득 절절히 흐르는 부정은 미스터 본이나 007에서는 보기 힘든 진정성이 느껴진다.

촬영도 긴장감이 넘친다.
좁은 이스탄불의 골목에서 아슬아슬하게 벌이는 자동차 추격 장면은 내리 훑는 부감샷과 들고찍기를 적절히 병행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액션의 과격성과 충격은 전작이 더 높은 편이다.
전작에서 보여 준 잔인할 정도로 가혹한 액션은 딸을 잃은 아버지의 분노와 어울려 영화의 긴장감을 높이는 상승 작용을 했다.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은 안전한 직업도 아닌 주인공이 위험천만한 출장지인 이스탄불로 가족을 불러들인 일이다.
제작진은 위험천만한 일을 겪어야만 가족애가 돈독해 진다고 봤는 지 모르겠지만,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여기에 프로라고 보기에는 어설픈 악당들도 아쉬움을 더한다.
악당들이 어설프다보니 전편처럼 폭발적인 액션을 기대하기 힘들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끈한 액션,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와 함께 이스탄불의 낯선 풍광이 충분히 볼거리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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