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스텔스

울프팩 2005. 12. 20. 23:12

로브 코헨(Rob Cohen) 감독의 '스텔스'(Stealth, 2005년)는 내용은 엉성하지만 속도감 하나만큼은 일품이다.
속도감을 최고로 살리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마따나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한 첨단 전투기들의 비행 장면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짜릿짜릿한 속도감을 선사한다.

그렇지만 내용은 엉성하기 그지없다.
가까운 미래에 미 해군에서 개발한 인공지능의 무인 전투기가 벼락을 맞아 인간처럼 감정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어설픈 내용만큼 장르 구분도 힘들어 SF와 액션, 애잔하지 않은 로맨스 드라마가 뒤섞인 짬뽕 영화다.
DVD 타이틀은 음향 효과만큼은 확실하니 제대로 된 AV시스템을 갖고 있다면 시연용으로 그만이다.

DTS를 지원하는 음향은 사방을 휘감는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나고 저음이 묵직해 박력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2.40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의 영상은 화질이 무난하다.

CG가 많이 쓰였는데도 불구하고 실사와 CG 간에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2번째 디스크에 수록된 부록에 제작과정과 액션장면, 촬영 이야기 등이 들어있으나 제작과정만 한글자막을 지원한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첨단 전투기 조종사로 등장하는 제이미 폭스, 제시카 비엘, 조시 루카스.
미 해군의 최첨단 전투기. F17 스텔스와 Su37을 뒤섞은 듯한 디자인이다.
딱정벌레처럼 생긴 이 비행기는 인공지능을 갖춘 무인전투기.
전투기들의 비행장면은 디지털도메인에서 컴퓨터 그래픽 작업으로 처리.
현실적으로 촬영이 불가능한 조종사의 표정까지 보이는 조종석 장면은 시뮬레이터에 쓰이는 짐벌 위에 조종석 앞머리 부분만 만들어 붙이고 배우가 들어앉아 연기를 하면 허공에 매달린 카메라가 접근해 실제처럼 촬영했다.
3명의 조종사가 휴가를 간 태국 풍경은 태국 치앙마이에서 촬영.
항모는 USS 링컨호에서 촬영. 그런데 가만히 보면 함교에 적힌 함번과 비행갑판 앞머리에 적힌 함번이 다르다.
실제로 보기 힘든 전투기가 절벽에 부딪혀 폭발하는 장면 역시 CG.
비행선을 연상케 하는 미래의 공중급유기.
Su-37 역시 실물이 아닌 CG다.
미 해군 전투기의 코브라 기동. 컴퓨터그래픽과 절묘한 카메라 움직임으로 실감 나게 코브라 기동을 재현했다.
전투기가 공중폭파되는 장면 역시 실제 촬영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다.
스텔스기가 달아나기 위해 격납고 문을 폭파하는 장면은 CG가 아닌 실제 촬영이다. 무려 14대의 카메라를 180도로 벌려놓고 촬영했다.
미 해군 조종사가 추락한 적지가 하필 북한이다. 국내 극장 개봉 시 인공기 등 북한을 암시하는 장면은 삭제됐다. 북한으로 나온 장소는 호주의 메가롱 밸리다.
스텔스기가 공중폭파되는 장면 역시 CG가 아닌 실사다. 카메라를 위로 향한 채 촬영한 이 장면에서 파편이 카메라로 쏟아져 내렸으나 다행히 필름은 손상을 입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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