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로미오와 줄리엣 3

로미오와 줄리엣(블루레이)

프랑코 제피렐리(Franco Zeffirelli)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Romeo & Juliet, 1968년)을 소리로 먼저 들었다. 고교시절인 1980년대 초반, OST를 한참 모았는데 어느 날 FM에서 자주 틀어주던 주제가가 듣고 싶어 이 영화의 OST 카세트테이프를 샀다. 음악으로 먼저 만난 작품 당시 오아시스에서 EMI라이선스로 내놓은 노란색 아웃 케이스가 있던 카세트테이프였다. 집에 와서 무심코 듣다가 '캐플릿가의 연회'라는 2번째 트랙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가 길게 이어진 뒤 주제가가 흘러나오는, 말 그대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었다. 노래도 노래지만 사람을 사로잡은 것은 무엇보다 두 사람의 대사였다. 무도회에서 줄리엣을 처음 본 로미오가 기둥 뒤에 숨어 사랑을 고..

나자리노

아르헨티나의 레오나르도 파비오 감독이 만든 '나자리노'(Nazareno Cruz Y El Lobo, 1974년)는 참으로 독특한 영화다. 국내에선 보기 드문 아르헨티나 영화라는 점이 그렇고, 공포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상 멜로물에 가까운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라는 점이 그렇다. 1976년 명보극장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국내에선 정작 내용보다 음악이 더 유명하다. 폴란드에서 태어난 독일 작곡가이자 가수인 미카엘 홀름이 1974년 발표한 'Traenen luegen nicht'란 노래를 주제곡으로 사용했는데, 이 영화로 유명해진 뒤 미국의 자니 마티스가 'When a Child is Born'이라는 팝송으로 다시 불러 1976년 빌보드차트 5위까지 올랐다. 요즘도 FM 영화음악 코너에서 심심찮게 나올 정도로..

로미오+줄리엣 (블루레이)

로미오와 줄리엣은 말이 필요없는 전세계 연인들의 상징이다. 비록 끝이 좋지는 않지만 목숨을 걸만큼 열렬한 사랑은 모든 연인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영국의 대문호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으나 오페라, 연주곡 등으로도 만들어졌다. 영화 중에서는 단연 프랑코 제퍼렐리 감독의 1968년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꼽을 수 있다. 가장 원작에 충실한 내용하며 탄탄한 연출을 보면 프랑코 제퍼렐리 감독이 거장 소리를 듣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특히 출연 당시 15세의 올리비아 핫세는 완벽한 줄리엣 그 자체였다. 그런 점에서 바즈 루어만 감독의 '로미오+줄리엣'(1996년)은 기대에 한참 못미쳤다. 화려하고 이색적인 것을 좋아하는 루어만 감독은 이 작품을 현대로 옮겨 총싸움 이야기로 바꿔 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