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로버트 엘스윗 2

스카이스크래퍼: 4K 블루레이

재난 영화가 성공하려면 볼거리와 함께 캐릭터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천재지변이나 요란한 사고가 주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으로 시선을 붙잡는다면 등장인물들이 갖고 있는 저마다의 사연과 위기상황에서 드러내는 내면의 모습을 통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물론 두 가지 중에 더 중요한 것은 캐릭터다. 재난 상황은 오히려 뉴스 화면이 더 자극적일 수 있다. 9.11 때 무너지는 쌍둥이 빌딩은 어떤 영화에서도 보지 못한 충격적이고 압도적인 그림이었다. 결국 등장인물들의 사연과 이야기로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재난 영화는 어찌 보면 휴먼 드라마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로슨 마샬 터버 감독의 '스카이스크래퍼'(Skyscraper, 2018년)는 실패한 재난 영화다. 성공적인 캐릭터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

펀치 드렁크 러브(블루레이)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중에 '펀치 드렁크 러브'(Punch-Drunk Love, 2002년)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재미있는 이야기와 싸이키델릭한 영상, 신경을 자극하는 음악 등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참고로, 감독은 이 작품으로 2002년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무엇보다 코미디언으로만 인식했던 아담 샌들러를 다시 보게 만든 영화다. 아담 샌들러가 연기한 이 영화의 주인공은 독특하다. 그는 자신을 놀리는 것을 참지 못하는 분노조절 장애와 공짜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 그렇다 보니 그런 성향들이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벽을 만든다. 특히 여자 친구를 사귀는데 장애가 된다. 오죽했으면 주인공은 외로움을 달래고자 폰섹스 서비스에 전화를 건다.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