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피안화'(彼岸花, Equinox Flower, 1958년)는 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지 모르겠다.우리나라에서는 석산이라고 부르는 피안화는 10월에 붉은 꽃이 무리 지어 핀다. 줄기에 해독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한의학계에서 석산이라고 부르는데 일본에서는 피안화 또는 장례화, 유령화라는 불길한 이름으로 부른다.이유는 뿌리에 유독한 알칼로이드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 그마저도 기근 때 사람들이 다 파먹어서 죽음의 상징으로 여겼다.이를 국내에서는 '달맞이꽃'이라는 이름으로 개봉했다. 하지만 영화 내용은 꽃 이름처럼 불길하지 않다.내용은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자와 결혼하려는 딸을 둔 부모의 이야기다. 아버지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개방적인 유연한 모습을 보이지만 정작 딸에게는 아버지와 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