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가요 4

패티김 '태양이 뜨거울 때'

1960, 70년대를 풍미했던 걸출한 여가수, 패티김. 수 많은 히트곡 가운데 '태양이 뜨거울 때'는 그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명곡이다. 재즈 풍의 느낌을 잘 살린 작곡가 길옥윤의 곡도 좋았지만 이를 호방하게 불러제낀 패티김의 노래 덕분에 이 곡이 제대로 살았다. 마치 가슴을 탕탕 두드리는 듯한 결기어린 가사와 패티김의 불을 뿜는 듯한 카리스마가 절로 심장을 뜨겁게 만드는 곡이다. 무려 40여년 전에 등장한 이 노래를 들어보면 왜 패티김이 뛰어난 가수인지 실감할 수 있다. 요즘 등장한 가수들 중에 그만한 가수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패티김 - '태양이 뜨거울 때'

정윤선 - '기다리는 여심'

정윤선 - 기다리는 여심 1970년대 말에서 80년대 중반까지 활동했던 가수 중에 정윤선이라는 여자 가수가 있다.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가 계은숙과 비슷하지만, 계은숙보다는 소리가 고운 편이다. 아닌게 아니라 '기다리는 여심' '노래하며 춤추며' 등 일부 곡들은 계은숙과 겹치기도 한다. 또 일본에서도 엔카 가수처럼 그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서도 계은숙과 비슷하다. 그렇지만 '미련 때문에'나 프레디 아길라의 'Anak'을 번안해 부른 '아들아', 장욱조의 노래를 다시 부른 '고목나무', 전영이 불러 유명한 '어디쯤 가고 있을까' 등은 정윤선 만의 허스키하면서도 여성스런 느낌이 잘 살아있는 곡들이어서 차별화된다. 특히 그는 당시 가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팝송을 번안해 많이 불렀는데 쥬스 뉴튼의 ..

장윤정의 '사랑이 떠나네요' 라이브

나이를 먹어가서 그런지 몰라도 요즘 나오는 일부 트로트 곡들은 참 듣기 좋다. 리듬과 멜로디, 가사 등이 세련되고 듣기 편하다. 예전 부모님들이 들으시던 한맺힌 트로트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그래서 장윤정의 '어머나', 강진이 리믹스한 나훈아의 '땡벌' 등을 좋아한다. 특히 강진이 리믹스한 나훈아의 '땡벌'은 가사도 코믹하고 강진이 집어넣은 랩도 재미있다. 정작 강진보다 컬투가 여러군데서 많이 불러 유명해졌는데, 꼭 응원가를 듣는 것처럼 흥겹고 신난다. 여기에 요즘 자주가는 DVD 커뮤니티 사이트인 DVD프라임에서 발견한 장윤정의 '사랑이 떠나네요'를 추가한다. 장윤정의 2집 '짠짜라'에 수록된 이 곡은 우수에 찬 발라드 느낌을 풍기는 신식 트로트다. 녹음된 곡도 좋지만 녹음실에서 부른 라이브 동영상..

안녕이란 두 글자는 너무 짧죠

매달 글을 쓰는 잡지에서 원고 청탁이 들어왔다. 이번에는 좀 다른 주제였다. '비터 로맨스'. 말 그대로 쓰디쓴 사랑을 다룬 영화를 소개하는 기획이었다.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를 정했다. 원고를 맡고 예전에 봤던 영화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남들은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를 얘기하지만 결말 부분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이런 장면이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상처를 주고 떠났던 여인이 다시 나타났다. 마치 아무 일 없었던 듯 스스럼없이 얘기를 하던 여인이 남자의 손을 잡는다. 남자는 슬그머니 여인의 손을 놓는다. 그리고 화난 것도 아니고 웃는 것도 아니며 슬픈 표정도 아닌 무덤덤한 얼굴로 돌아선다. 그 장면을 보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이장희가 만든 '안녕이란 두 글자는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