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그림동화 3

헨젤과 그레텔 마녀사냥꾼 (블루레이)

그림동화집에 실린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공포스럽다. 멋모르고 과자집에 끌려 마녀의 집에 들어갔다가 식인용으로 사육되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공포감을 불어 넣기에 충분하다. 토미 위르콜라 감독의 '헨젤과 그레텔 마녀사냥꾼'(Hansel and Gretel: Witch Hunters, 2013년)은 이를 성인용 공포 버전으로 끌어 올렸다. 동화에서는 남매가 마녀를 화덕에 밀어 넣어 태워죽이고 달아나는 것으로 끝나지만 영화는 그 이후 세계를 다루고 있다. 건강하고 섹시하게 자란 남매가 듣도 보도 못한 무기를 들고 본격적으로 복수에 나서 온 세상에 퍼진 마녀의 씨를 말리는 내용. 그만큼 영화는 흉측하게 생긴 마녀들과 남매가 벌이는 액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 보니 영화는 국적 불명..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블루레이)

최근 할리우드가 잇따라 내놓은 동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보면 더 이상 예쁜 동화는 없다는 점이다. 예쁜 공주와 잘 생긴 왕자의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이제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다. 빨간모자를 다룬 '레드 라이딩 후드'가 고통스런 늑대인간의 비밀을 파헤치더니, 백설공주가 나오는 '스노우화이트 앤 더 헌츠맨'(Snow White And The Huntsman, 2012년)은 삶과 죽음이 맞부딪치는 장대한 전쟁 드라마로 돌아왔다. 이 작품 속 백설공주는 더 이상 예쁜 옷을 곱게 차려입고 왕자님을 기다리는 순종형 아가씨가 아니다. 그는 왕좌를 빼앗은 계모를 타도하기 위해 저항군을 결성하는 레지스탕스다.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나서 손수 갑옷을 챙겨입고 칼을 뽑아든 채 못..

라푼젤 (블루레이)

1937년 '백설공주'로 시작한 디즈니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이 어느덧 50번째를 맞았다. 2010년 선보인 50번째 작품의 주인공은 바로 긴 머리 소녀, '라푼젤'(Tangled)이다. 독일의 그림 형제 동화집에 수록돼 익숙한 라푼젤은 마녀에게 납치돼 자란 소녀가 한 번도 머리를 자르지 않은 채 탑에 갇혀 지내는 이야기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같은 소재이지만 원작과 내용이 약간 다르다. 원작에서는 마녀의 채소를 몰래 먹은 부부가 딸을 빼앗기고, 탑에 갇혀 자란 딸은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려 왕자와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마녀에게 들켜 머리카락이 잘린 채 탑에서 쫓겨나 비극적 결말을 맞게 된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디즈니 작품 답게 더 없이 사랑스럽고 행복하게 바뀌었다. 불행한 소녀는 왕국의 공주로 바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