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이민호 2

강남1970 (블루레이)

유하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강남 1970'은 '말죽거리 잔혹사'를 만들며 기획한 거리 3부작 시리즈 가운데 마지막 편에 해당한다. 1970년대 서울의 강남 개발 붐을 타고 이권에 눈이 먼 정치가들과 조직 폭력배들이 불나방처럼 달려 들어 충돌하고 파멸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말죽거리 잔혹사'와 '비열한 거리' 등 3부작의 앞 이야기들이 개인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이 작품은 강남 개발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저변에 깔아 놓은 점이 흥미롭다. 하지만 그 과정을 농밀하게 그리지 못하고 두 깡패의 피비린내 나는 충돌만 부각시킨 듯 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 과정은 마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카지노'를 연상케 한다. 라스베이거스의 개발 과정에 뛰어든 갱단 패거리들이 이용만 당하고 버려지는 과정이 많이 닮았다...

공공의 적 1-1 강철중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 1-1 강철중'(2008년)은 제목이 보여주듯 1편의 인기에 기댄 작품이다. 전작에 좌충우돌 막무가내 형사로 인기를 끈 강철중(설경구)은 물론이고 엄 반장(강신일), 무식해서 웃음을 줬던 산수(이문식), 전문 칼잡이 용만(유해진) 등이 그대로 등장한다. 그런데 제목과 배역만 빌려왔을 뿐 재미까지 가져오는데는 실패했다. 전작에서 폭죽처럼 터졌던 웃음은 사그라들었고, 천인공노할 악역에 대한 공분도 희석됐다. 전작은 탄탄한 드라마 덕분에 웃음이 터지는 코미디이면서도 적당한 스릴러의 구도를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전작의 분위기만 흉내냈을 뿐 스릴러하고는 거리가 멀다. 경찰서에 찾아온 범인과의 대면, 시체실 부검, 오밤중 결투까지 전작을 너무 흉내냈다. 장진 감독이 시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