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지푸라기 개 2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

마이어 자르치 감독의 '네 무덤의 침을 뱉어라'(Day of The Woman, I Spit on Your Grave, 1979년)는 공포영화 팬들 사이에 꽤나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이태리 계열 공포영화가 그렇듯 잔혹 묘사 때문에 국내에서 제대로 상영된 적이 없어서, 보지 못한 작품에 대한 호기심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화끈한 영상 때문이다. 이 작품은 귀신이나 괴물, 엽기적 살인마가 등장하는 전통 공포물보다 여인의 복수에 초점을 맞춘 스릴러에 가깝다. 작품 구상을 위해 외딴 마을을 찾은 여류 소설가가 동네 양아치들에게 집단 강간을 당한 후 복수하는 내용이다. 지금보면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여성 혼자서 남자 4명을 차례로 죽이는 과정이 당시로서는 꽤나 센세이셔널했다. 그러나 정작 잔혹했던 것은 여인..

스트로우 독스 : 어둠의 표적 2011 (블루레이)

샘 페킨파 감독의 '어둠의 표적'(Straw Dogs, 1971년)은 숨겨진 걸작이다. 약자의 분노를 통해 표출되는 인간 내면의 숨겨진 폭력성을 긴장감있게 묘사했다. 그만큼 이를 리메이크한 로드 루리 감독의 '스트로우 독스 : 어둠의 표적 2011'(Straw Dogs, 2011년)도 어느 정도 기대했다. 워낙 원작이 훌륭한 만큼 반 정도만 따라가도 괜찮은 작품이 될 것 같았기 때문. 그런데, 기대에 부응은 커녕 너무 실망스럽다. 그저 배경과 시대, 배우만 바뀌었을 뿐 원작 흉내내기에 급급한 졸작이 돼버렸다. 여기에 원작의 긴장감과 공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원작은 마을 청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학자가 그만의 방식으로 분노를 표출하면서 보는 이의 공감대를 끌어내며 같이 분노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