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를 만든 이재한 감독을 만났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연도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오래전이다. 그의 데뷔작 '컷 런스 딥'이 국내 개봉전이니 아주 오래됐다. 그때 지인과 더불어 술자리를 몇 번 가졌는데 어느 날 그가 중국 지폐를 1장 줬다. 자칭 '행운의 지폐'라며 건네준 그 돈을 갖고 있으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것. 그때 나는 우스개 소리로 "영화를 좋아하니 영화 쪽 취재를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 그로부터 몇 년 뒤 영화 담당 기자로 그와 다시 마주 앉게 됐다. 인터뷰 약속을 위해 몇 년 만에 그에게 전화를 했다. 간단하게 설명했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다. 약속장소인 압구정동 카페로 나갔다. 그제사 그는 나를 쳐다보더니 활짝 웃었다. 이제 기억이 난다는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