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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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드로제

프랑스 아트록 그룹 상드로제(Sandrose)의 동명 타이틀 음반은 가장 아끼는 LP다. 1972년 출반 된 이 음반은 몇 장 찍어내지 않아 희귀 음반이 돼버렸다. 국내에서는 몇 년 전 시완레코드가 라이선스 LP로 소량 찍어낸 적이 있으나 소장한 LP는 라이센스판이 아닌 프랑스 Musea의 원판이다. 이 음반은 희소성 때문이 아니라 여기 담긴 마음 때문에 더없이 소중하다. 몇 년 전 '까당스'라는 음악 모임을 함께 만든 지인이 공교롭게 내 생일에 결혼을 했다. 축하해 주러 결혼식장을 찾은 나는 그에게서 뜻밖의 생일 선물을 받았다. 바로 이 LP다. 워낙 뜻밖이고 귀한 물건이어서 선뜻 받지도 못하고 할 말을 잃었는데, 그는 더없이 사람 좋은 웃음을 웃으며 LP를 건넸다. 그가 이 음반을 어떻게 구했는지 사..

얼굴없는 미녀

김인식 감독의 '얼굴 없는 미녀'(2004년)는 1980년 TBC(지금의 KBS2)에서 방영한 드라마 '형사'의 납량특집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당시 이순재가 장미희에게 최면을 걸어 매일 자기를 찾아오게 만들었는데, 사고로 죽은 장미희가 귀신이 돼서도 찾아온다는 오싹한 내용이었다. 영화는 김혜수가 장미희 역을, 김태우가 이순재 역할을 맡았다. 과거 TV 드라마가 공포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영화는 사람의 심리에 무게를 뒀다. 그래서 드라마는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스릴이 있는 반면,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갈등과 방황을 고찰하게 만든다. 좋게 말하면 사색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늘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극장을 찾은 이유는 김혜수의 과감한 노출 장면 때문. 그래도 김 감독의 독특한 영상만..

'내 머리속의 지우개' 이재한 감독(4)...상? 에이.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로 흥행 감독이 돼서 달라진 것은 없나. 혹시 차 안 바꿨나. "(웃음)차는 무슨. 아직 정산이 끝나지 않아 인센티브도 못 받았다. 일단 '컷 런스 딥' 때와 비교했을 때 주변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연출력을 인정해주는 것 같다." -다음 작품도 흥행해야 된다는 부담은 없나. "흥행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로 나의 연출력을 보여줬으니 그걸로 족하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다. 싸이더스 차승재 대표도 나의 연출력과 집요함, 열정, 감각을 인정했다. 그랬기에 선뜻 다음 작품을 계약한 것 아닌가. '일레븐 데스페라도'는 '내 머리속의 지우개' 개봉 전에 계약했다." -흥행에 성공한 만큼 상에 대한 욕심은 없나. "에이, 그런 것 없다. 노벨 평화상도 아니고..

인터뷰 2004.12.16

'내 머리속의 지우개' 이재한 감독(3)-"난 멜로 감독이 아니다"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흥행에 성공했으니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도 크다. 어떤 작품인가. "가칭 '일레븐 데스페라도'(11인의 무법자)라는 액션물이다. 평생 만들고 싶은 작품이었다. 지금 시나리오 작업 중이며 싸이더스에서 제작한다. 100년 전 멕시코에 노예로 팔려간 조선인들이 현지에서 무장봉기를 일으켜 '신대한'이라는 나라를 세우는 이야기다. 놀랍게도 실화다. 몇 년 전 미국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 뒤 7년 전부터 구상했다. 이 얘기를 '내 머리속의 지우개' 시나리오 작업을 같이한 김영하 소설가에게 했고, 그가 '검은 꽃'이라는 소설로 펴냈다. 시나리오도 그와 함께 작업한다." -느닷없이 멜로에서 웬 액션물인가. "데뷔작 '컷 런스 딥'도 그랬지만 난 원래 액션물을 좋아한다. 멜로물을 좋아하지..

인터뷰 2004.12.16

'내 머리속의 지우개' 이재한 감독(2)-"영화는 예술이면서 제품"

-왜 갑자기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감독판을 만드나. "영화로 감동받은 사람들에게 새로움을 선사하고 싶기 때문이다. 감독판은 내년 2월에 DVD로 나온다. 영화 본 사람들도 새로운 내용이 실리니 또 볼 수 있을 것이다." -극장판과 무엇이 다른가. "러닝타임이 117분에서 135분으로 늘어난다. 우선 내러티브(이야기)가 풍성해진다. 손예진과 정우성의 사랑이야기와 정우성과 그의 엄마(김부선)에 대한 에피소드도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고 내용이 완전히 바뀌거나 결말이 달라지지 않는다. 17일부터 감독판 편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혹시 극장판에 불만이 있어서 감독판을 만드는 게 아닌가. "극장판도 내가 편집했으니 사실상 감독판이다. 그래서 이번에 나오는 DVD를 나는 확장판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런데 D..

인터뷰 2004.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