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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음악 블루레이&CD

상드로제

울프팩 2004. 12. 19. 00:25

프랑스 아트록 그룹 상드로제(Sandrose)의 동명 타이틀 음반은 가장 아끼는 LP다.
1972년 출반 된 이 음반은 몇 장 찍어내지 않아 희귀 음반이 돼버렸다.

국내에서는 몇 년 전 시완레코드가 라이선스 LP로 소량 찍어낸 적이 있으나 소장한 LP는 라이센스판이 아닌 프랑스 Musea의 원판이다.
이 음반은 희소성 때문이 아니라 여기 담긴 마음 때문에 더없이 소중하다.

몇 년 전 '까당스'라는 음악 모임을 함께 만든 지인이 공교롭게 내 생일에 결혼을 했다.
축하해 주러 결혼식장을 찾은 나는 그에게서 뜻밖의 생일 선물을 받았다.

바로 이 LP다.
워낙 뜻밖이고 귀한 물건이어서 선뜻 받지도 못하고 할 말을 잃었는데, 그는 더없이 사람 좋은 웃음을 웃으며 LP를 건넸다.

그가 이 음반을 어떻게 구했는지 사연을 아는지라 더욱 받을 수 없었다.
그는 대학시절 이 음반 주인을 수소문해서 알아낸 뒤 몇 달을 아르바이트 해주고 돈 대신 이 음반을 달라고 해서 받아왔다.

원래 주인도 그의 열성에 감복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 음반을 내게 건네니 어찌 받을 수 있겠는가.

계속 내미는 그의 손을, 아니 마음을 거절할 수 없어 받아 드는 순간 가슴속이 뜨거웠다.
정신없다는 결혼식날, 그것도 세상에 몇 장 없는 소중한 LP를 내게 주기 위해 새신랑이 들고 왔다는 생각을 하니 이루 말할 수 없이 감격스러웠다.

정말 그 순간 감동은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그 음반을 어떻게 집에 가져왔는지 모르겠다.

그냥 보관만 하겠다는 심정으로 받아 들고 와서 아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CD는 아예 나오지도 않았고 백판도 없는 이 음반이 시대가 좋아져 그런지 이제는 MP3 파일로 대부분의 수록곡을 들을 수 있다.

음반 수록곡 가운데 'Never good at saying goodbye'를 가장 좋아한다.
이 LP를 건넨 그를 위해 이 음악을 올려본다.

참고로, 상드로제는 기타리스트 장 피에르 아르센과 키보디스트 앙리 가렐라, 드럼의 미셀 줄리앙, 베이시스트 크리스티앙 클레어포드, 여성 보컬 로즈 포드외니로 구성됐으며 단 한 장의 음반을 내고 해산했다.

Sandrose 'Never good at saying good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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