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万引き家族, 2018년)은 가족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내용은 연금을 받는 어느 할머니를 중심으로 뭉친 희한한 도둑놈 가족 이야기다. 구성원들은 모두 피를 나눈 사람들이 아니다. 각자 사연을 지닌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도둑질로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하지만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지 않고 겉모습만 보면 더할 수 없이 따뜻하고 화목한 가정이다. 비록 어린아이부터 할머니까지 좀도둑질을 하고 성인업소에서 일을 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친가족 이상의 끈끈한 정을 갖고 살아간다. 그런 어느날 이들은 뜻하지 않게 합류한 여자아이 때문에 졸지에 유괴범으로 몰릴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오히려 학대하고 방치하는 친부모보다 낯선 이들에게 따뜻함을 느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