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9/09 7

위도우즈(4K 블루레이)

스티브 맥퀸 감독의 '위도우즈'(Widows, 2018년)는 제목처럼 어떤 사건에 휘말려 과부가 된 여인들이 살기 위해 범죄와 복수를 동시에 벌이는 영화다. 원래 영국에서 방영된 TV 시리즈를 영화로 다시 만들었다. 어린 시절 이 시리즈를 본 스티브 맥퀸 감독이 깊은 인상을 받아 영화로 다시 만든 것. 영화의 묘미는 범죄와 복수 사이에 숨어 있는 반전의 비밀. 특히 여타 범죄 영화와 달리 총질과 액션에 닳고 닳은 여인들이 아닌 생전 처음 한탕에 나선 서툰 여인들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만큼 준비 과정이나 진행이 서툴러서 조마조마한 긴장을 유발한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범죄 조직과 벌이는 액션은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지 못한다. 그동안 '노예 12년'이나 '셰임' 등 드라마에 일가견을 보인 스티브 맥퀸..

배트맨 앤 로빈(4K 블루레이)

3편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조엘 슈마허 감독의 '배트맨 앤 로빈'(Batman & Robin, 1997년)은 경박하다.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생일파티처럼 시끄럽고 요란할 뿐 더 이상 고뇌하는 영웅은 보이지 않는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는 슈마허 감독에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로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했다. 이유는 아이들이 기존 배트맨 시리즈를 보면서 무서워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슈마허 감독 역시 여기에 충실해 재미있게만 만들려고 하다보니 온통 장난감같은 특수무기와 알록달록한 세트, 배우들의 의상이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덕분에 근 10년 가까이 배트맨 시리즈의 후속작이 나올 수 없게 됐다. 반면 오랜만에 등장한 '배트맨 비긴즈'를 돋보이게 만든 효과도 있다. 처음부터 거두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