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20/12 14

와호장룡(4K 블루레이)

호랑이는 발톱을 감춘 채 숲에 누웠고, 여의주를 품은 용은 구름 속에 몸을 숨겼다. 그렇게 누운 호랑이(臥虎)와 숨은 룡(藏龍)이 만나 벌인 싸움은 처절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이안 감독의 수작 '와호장룡'(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2000년)은 참으로 아름다운 무술영화다. 원작은 왕두루의 동명 소설. 내용은 강호에 은거한 무술 고수와 속세에 잠복한 여걸의 싸움을 다룬 무협물이다. 그러나 단순 칼부림에 그치는 무협물이 아니라 남녀 간의 애닲은 사랑이 수놓인 드라마다. 특히 이안 감독 특유의 심미안이 액션에도 그대로 녹아나 주윤발과 장쯔이, 양자경이 허공을 가르며 벌이는 대결은 마치 한 편의 무용을 보는 것처럼 아름답다. 여기에 장엄하면서도 서정적인 탄둔의 음악이 물흐르듯 깔리..

레지던트 이블3(4K 블루레이)

처음 1편을 봤을 때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가 3편까지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액션영화로서도 부족하고 좀비영화로서도 아쉬움이 남았고, 원작인 비디오 게임 '바이오 하자드'와 비교하면 더더욱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2편에서 액션을 강화해 재미를 보더니 드디어 터미네이터 시리즈처럼 인류 멸망 이후의 미래 세계까지 다루는 3편이 등장했다. 러셀 멀케이 감독이 만든 3편 '레지던트 이블 3 - 인류의 멸망'(Resident Evil: Extinction)은 제목 그대로 사람을 좀비로 만든 T바이러스가 전세계를 휩쓴 뒤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이 T바이러스를 만든 엄브렐러사와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볼거리는 여전사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밀라 요보비치의 액션이다. 2편처럼 수십 미터 빌딩을 수직으로 달..

다빈치 코드(4K 블루레이)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 첫 페이지를 읽기 시작해 앉은자리에서 마지막까지 단숨에 읽은 책은 많지 않다. 그중 하나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읽은 '이솝 우화집'이었고 다른 하나는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다. 솔직히 음모론을 다룬 그렇고 그런 미스터리류 소설이겠거니 싶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는데 정신없이 빠져들어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읽었다. 그만큼 이야기 전개가 뛰어나 절로 빠져들게 만드는 흡입력이 뛰어난 놀라운 소설이다. 내용은 시온 수도회가 목숨을 걸고 간직하려는 예수의 비밀을 둘러싸고 비밀 종교단체들이 부딪치는 이야기다. 여기에 기호학자인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 교수가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의문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뛰어들면서 놀라운 비밀들이 드러난다. 댄 브라운의 장점은..

커런트 워(블루레이)

알폰소 고메즈 레존(Alfonso Gomez-Rejon) 감독의 '커런트 워'(The Current War, 2017년)는 과학영화가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깬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류 발전에 크나큰 기여를 한 전기 전쟁을 다루고 있다. 위대한 천재로 꼽히는 토마스 에디슨(Thomas Alva Edison)과 그에 맞서는 조지 웨스팅하우스(George Westinghouse)가 미국이 채택할 전기 공급 방식을 놓고 싸움을 벌이는 내용이다. 에디슨(베네딕트 컴버배치 Benedict Cumberbatch)은 직류 방식을, 웨스팅하우스(마이클 새넌 Michael Shannon)는 교류 방식을 각각 밀고 있었다. 레존 감독은 이 과정을 마치 무림고수의 대결처럼 두 사람의 싸움으로 묘사해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레지던트 이블 2(4K 블루레이)

전편만한 속편이 없다고 하는데 '레지던트 이블 2'(Resident Evil: Apocalypse, 2004년)는 예외다. 전편보다 액션이 늘어나 더 볼 만 하다. 감독은 알렉산더 위트. '글래디에이터'와 '블랙호크다운'의 조감독 출신으로, 이 작품이 입봉작이다. 전편을 감독한 폴 앤더슨은 각본과 제작자로 한 발 물러섰다. 감독이 바뀌어 그런지 몰라도 전편보다 화려해진 액션이 눈길을 끈다. 특히 수십 미터 건물을 수직으로 달려 내려오고, 브라질 카포에라를 익힌 밀라 요보비치가 여러 명을 상대하는 액션이 압권이다. 질 발렌타인, 카를로스, 네메시스 등 게임 속 캐릭터들도 대거 출연한다. 전편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바이러스가 휩쓴 도시에서 주인공 일행이 좀비를 물리치고 탈출하는 내용이다. '새벽의 저주'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