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머우(장예모) 감독의 '인생'(活着, 1994년)은 중국 현대사의 굴곡을 한 사내의 삶을 통해 풀어낸 수작이다. 중국의 유명 작가 위화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이 영화는 푸궤이(거요우, 갈우)라는 사내의 가정을 중심으로 중국 현대사가 안고 있는 질곡을 다뤘다. 집안 대대로 내려온 큰 재산을 지녔던 푸궤이의 인생은 중국 현대사의 주요 고비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새옹지마를 떠올리게 한다. 엄청난 물림 재산을 도박으로 다 날려 알거지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지만 1940년 국공 내전에서 승리하며 장개석 군을 몰아낸 모택동의 공산당 정권이 들어선 뒤 오히려 무산자 신세여서 살아남게 된다. 그의 저택을 차지한 노름꾼은 반동 지주로 몰려 공개 처형당한다. 1960년대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위해 모택동이 주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