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애니메이션 '루카'(Luca, 2021년)는 보고 나면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다. 감독이 나고 자란 이탈리아의 친퀘테레 풍경을 어찌나 아름답게 묘사했는지 보고 있으면 가슴이 설렌다. 바닷가 언덕을 따라 형형색색으로 늘어선 집들과 지중해의 햇살을 머금고 있는 투명한 물빛, 바람에 흔들리는 빨래까지 친퀘테레의 아름다운 풍광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자갈이 깔린 해변과 물, 하늘거리는 풀 등을 보면 그림 같지 않고 실제 같다. 여기에 자연스러운 색감까지 더해져 컴퓨터 그래픽인데도 마치 손으로 그린 그림 같다. 이런 느낌은 일본 산세를 배경으로 잘 살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저패니메이션 같다. 아닌 게 아니라 카사로사 감독은 어려서 좋아한 하야오 감독의 작품에 큰 영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