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여행 138

4월의 두브로브니크

'아드리아해의 진주' '지상 낙원'으로 칭송되며, 세상의 모든 금을 주어도 바꾸지 않는다는 크로아티아 최고의 휴양지 두브로브니크. 두브로브니크의 4월은 비수기다. 5~10월이 성수기이며, 그 중에서도 7,8월이 피크다. 30도를 넘는 고온과 강렬한 햇볕에 살이 익을 것 같지만, 여름축제의 흥겨움을 만끽 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비수기인 11~4월은 다르다. 맑은 날을 볼 수도 있지만, 7,8월 피크처럼 구름 한 점 없는 코발트 빛 하늘을 보긴 쉽지 않다. 어쩌다보니 두브로브니크의 절정과 비수기를 모두 접하게 됐다. 7,8월의 두브로브니크가 화장을 해서 한껏 아름다운 여인네라면 비수기의 두브로브니크는 민낯의 여인네다. 아니나 다를까, 도착한 날은 비가 퍼부었고, 다음날 하늘이 개긴 했지만 뭉게구름이 뭉실..

여행 2012.04.14

두브로브니크 - 래디슨 블루 리조트

두브로브니크를 다시 찾을 줄은 몰랐다. 지난해 8월 여름휴가 때 처음 온 이후, IFA 프레스 컨퍼런스를 위해 이 곳을 다시 방문했다. 참으로 꿈만 같은 일이다. 파리를 경유해서 2시간을 날아 자그레브로, 거기서 다시 50분을 더 날아서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했다. 비록 멀고 고된 여정이지만, 환상적인 두브로브니크를 다시 본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다만 도착한 날 비가 주룩주룩 내려서 아쉬웠다. 그러나 다음날은 다시 쨍한 햇볕이 비춰 다행이었다. 숙소는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에서 버스로 30분쯤 달리면 나오는 자톤이라는 마을에 자리잡은 래디슨 블루 리조트. 이곳은 이름 그대로 전형적인 휴양 호텔이다. 한 쪽 건물은 호텔이고, 옆에 마을처럼 펼쳐진 건물들은 레지던스룸, 즉 우리네 콘도같은 곳이다. 호텔룸은 일반..

여행 2012.04.13

홍콩 - 소호

홍콩섬을 가보면 왜 홍콩이 국제도시로 각광을 받는 지 알 수 있다. 온갖 금융기관의 아시아태평양 헤드쿼터가 즐비하고, 여기 맞춰 고층건물과 으리으리한 쇼핑몰, 온갖 맛있는 레스토랑이 빼곡하다. 구룡이 서울의 강북이라면 홍콩섬은 서울의 강남 같은 곳. 그 경계를 바다가 가르고 있다. 구룡의 스타페리 선착장에서 10~15분 간격으로 밤 12시까지 운행하는 페리를 타면 8분 가량 걸려 홍콩섬에 도착한다. 날씨가 궂거나 배를 타기 싫다면 구룡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만 가면 홍콩역이다. 홍콩섬은 쑤하우, 즉 소호로 알려진 센트럴과 셩완, 완차이, 코즈웨이 베이 등 크게 네 구역으로 나뉜다. 주로 관광객이 붐비는 곳은 센트럴이다. 높이 400m가 넘는 홍콩 국제금융센터(IFC)를 비롯해 홍콩 최대 쇼핑몰인 I..

여행 2012.02.11

홍콩 - 구룡 & 침사추이

홍콩 영화를 보면 늘 궁금했던 한 가지가 있다. 홍콩 사람들에게도 소속감이 있을까. 홍콩은 중국의 섬 같은 존재다. 오랜 세월 영국의 조차지로 식민지 아닌 식민지 생활을 하며 중국과 다른 삶을 살았고, 중국에 반환된 지금도 본토와는 또다른 문화를 지닌 낯선 타향 같은 곳이다. 영국도 아니요, 중국도 아닌 무국적자처럼 지낸 홍콩 사람들은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국가대항전에서 과연 누구를 응원할 지, 아니 과연 우리가 맹목적으로 느끼는 최소한의 애국심이라도 있을 지 궁금했다. 그래서 홍콩 영화들은 늘 한 곳에 뿌리 내리지 못하고 떠도는 부평초처럼 부유하는 개인의 삶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월6일부터 사흘 동안 찾은 이번 홍콩여행에서도 그런 것을 여실히 느꼈다. 1999년 이후 10여년 만에 다시 찾았지만 ..

여행 2012.02.10

두브로브니크 주변, 카브타트

두브로브니크에서 10번 시외버스를 타고 45~50분 정도 가면 나오는 한적한 마을이 카브타트다. '카브타트가 없다면 두브로브니크도 없다'는 말이 있을 만큼 카브타트는 중요한 곳이다. 카브타트 사람들이 614년, 슬라브족의 침입을 피해 피난가서 만든 곳이 두브로브니크이기 때문이다. 원래 카브타트는 기원전 228년 로마제국의 식민지로 생겨났다. 7세기, 슬라브족 침입때 완전히 파괴됐으며 중세를 지나며 두브로브니크 공화국의 일부로 발전했다. 이 곳의 가장 큰 특징은 한적함이다. 두브로브니크가 사람들이 북적여 조용한 곳을 찾고 싶다면 이 곳으로 오면 된다. 속이 들여다 보일 만큼 맑은 바닷물과 진한 솔 향기가 머리를 맑게 해주는 호젓한 산책길이 있다. 그러나 이 곳은 모래해변이 아닌 돌과 바위가 많다. 그리고 ..

여행 2011.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