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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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마누라2-돌아온 전설

굳이 돌아오지 않아도 되는 영화가 돌아왔다. '가문의 영광'의 정흥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조폭마누라 2'(2003년)는 '전편만 한 속편 없다'는 영화계 속설에 딱 들어맞는 작품. 고층 빌딩에서 떨어져 기억을 잃은 조폭 두목(신은경)이 우연히 중국집 주인(박준규)에게 발견돼 배달부로 살아가며 옛 기억을 되찾는 내용. 말도 안 되는 억지 상황과 과장된 코믹 연기에 다른 영화까지 흉내 냈다.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최악의 작품. 과감하게 변신한 주현의 느끼한 연기가 기억에 남는다. DVD의 화질은 괜찮은 편. 기대보다 해상도도 높고 색상도 괜찮다. 다만 필름의 문제로 보이는 스크래치와 잡티가 여러 군데 보인다. DTS 음향은 특별히 나을 건 없지만 배경음악의 서라운드 효과는 좋다.

안녕 유에프오

올해 1월 개봉한 김진민 감독의 데뷔작 '안녕 유에프오'는 맹인 여성과 버스 운전기사의 사랑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 문제는 어설픈 웃음과 곱기만 한 사랑. 코미디와 로맨스 두 가지 모두 제대로 잡지 못했다는 얘기. 이은주는 시각장애인처럼 보이지 않는 연기로 일관했고 이범수, 봉태규 등 개성 있는 배우들은 제대로 능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 특히 전인권의 특별출연은 빛이 바랬다. DVD는 영화 본편과 부록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 본편은 한국영화 치고 무난한 화질. 잡티와 스크래치, 플리커링이 보인다.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간간히 서라운드 효과를 발휘. 무엇보다 비 내리는 장면에서 전후방 스피커를 가득 메우는 빗소리 덕분에 공간감이 살아난다.

나카다 히데오 감독이 1998년 만든 '링'(The Ring)은 아시아 공포영화의 판도를 바꿔 놓은 걸작. 머리를 풀어헤친 채 바닥을 기어 다니거나 온 몸의 관절이 부러진 것처럼 몸을 기괴하게 꺾는 귀신은 바로 이 영화의 사다코가 원조. 이후 '여우계단' '페이스' 등 숱한 국내외 공포영화가 사다코를 모방. 스즈키 코지의 원작 소설을 읽었을 때 그렇게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흘끔흘끔 뒤를 돌아보게 된다. 단순히 무서운 그림만으로 겁주기보다 미스터리 기법을 도입해 관객의 궁금증을 유발하며 영화 속 수수께끼를 끝까지 따라가게 만드는 영화다. 그만큼 잘 만든 공포물. DVD는 1~4편 시리즈를 모두 묶은 박스세트로 국내 출시. 화질은 무난한 편으로, 해상도가 높지 않으며 화면이 전..

실미도

1971년 실제 일어났던 실미도 684 특수부대 사건을 영화로 옮긴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가 3장짜리 DVD로 출시. 극장 개봉 당시 기대를 안 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던 작품. 적당한 긴장감과 눈물, 유머가 뒤섞여 관객들의 심금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힘이 있다. 그런 점에서 강우석은 여우다. 한국적인 '웰메이드' 블록버스터를 영리하게 만들었다. 나중에 본 '태극기 휘날리며'보다 낫다는 생각.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답게 DVD 또한 풍성하다. 자료 화보집,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방송 내용, 영화 제작 과정 등 각종 부록과 함께 영화를 수록. 그러나 정작 영화 본편의 화질은 실망스럽다. 초반 화면은 지글거리고 색감은 탁하며 암부 디테일이 떨어진다.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

밀렌느 파머

프랑스의 여가수 밀렌느 파머(Mylene Farmer). 1984년 데뷔한 그는 지금까지 5장의 앨범을 발표, 모두 1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프랑스의 대표적 스타로 군림. 빠뜨리샤 까스가 거칠며 남성적 음색이라면 파머는 지극히 여성적이고 고혹적. 몸에 닭살이 돋을 만큼 간지럽게 속삭이는 듯한 그의 음색은 한편으로 퇴폐적. 실제로 뮤직비디오나 공연 또한 아주 야하다. 1961년생이니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2000년 공연 실황 DVD를 보면 무대에서 과감한 노출을 마다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음색이지만 그의 DVD 만큼은 좋아한다. 2000년 유니버셜에서 출시한 그의 뮤직비디오 모음집 1편은 그야말로 서사시 같은 영화들을 모아놓은 주옥같은 영상집. 작품마다 어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