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리 톰슨(J. Lee Thompson) 감독의 '나바론 요새'(The Guns Of Navarone, 1961년)는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연합군의 특공작전을 다룬 전쟁영화다.
그리스 인근 섬에 고립된 영국군을 구출하기 위해 연합군 특공대가 독일군이 나바론섬 요새에 설치한 거대한 대포를 폭파하는 이야기다.
원작은 알리스테어 맥클린이 쓴 소설이다.
실화는 아니고 유사한 특공작전에서 영감을 얻어 쓴 허구다.
나름 전쟁영화의 고전처럼 평가받는 작품인데,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은 고인이 된 대스타들이 줄줄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2003년 세상을 뜬 '백경'과 '오멘' '로마의 휴일'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의 명배우 그레고리 펙(Gregory Peck)이 특공대장 격인 맬러리 대위를 연기했고, 2001년 고인이 된 '희랍인 조르바'와 '길'로 유명한 앤소니 퀸(Anthony Quinn)이 그리스 레지스탕스의 로스 대령을 맡았다.
여기에 1983년 망자가 된 '북경의 55일' '핑크팬더' 시리즈로 낯익은 데이비드 니븐(David Niven)이 특공대원으로, 'Z' '희랍인 조르바'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그리스의 명 여배우 이렌느 파파스(Irene Papas)가 그리스 레지스탕스 대원으로 출연했다.
이처럼 이 작품은 쟁쟁한 스타들의 한창때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전쟁영화로서의 완성도나 재미는 떨어지는 편이다.
2시간 36분의 이르는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전투 장면이 많이 등장하지 않고 긴박감도 떨어진다.
특히 독일군이 어설픈 속임수에 넘어가면서 한창 고조돼야 할 클라이맥스의 긴장감이 약해졌다.
오히려 인물들 간에 관계에서 오는 긴장감이 더 높은 편인데, 그런 점에서 보면 전쟁물보다 추리극에 가까운 편이다.
전투 장면은 워낙 오래전 작품인 만큼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이 잘 발달한 요즘 영화와 비교하면 안 된다.
막판 요새 폭파 장면 등 여러 가지가 어설픈데 60년 전 작품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봐야 한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으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오래된 영화인 만큼 뛰어난 화질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지글거림이 보이는 등 화면이 거칠고 샤프니스의 척도인 윤곽선이 두껍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의외로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묵직하게 울리는 대포 소리가 위력적이며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도 잘 살아있다.
부록으로 영화학자의 음성해설, 감독 해설, 세트 설명, 특수효과와 음악, 제작과정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 있는데 허망하게도 한글 자막이 전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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