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의 대통령이었던 이디 아민의 별명은 '아프리카의 검은 히틀러'였다.
그는 쿠데타로 집권한 뒤 잔학 행위를 일삼아 서방 세계에 악명을 떨쳤다.
애인의 살을 저며내 먹고, 죽인 사람들의 목을 냉장고에 넣어놓고 가끔씩 열어봤으며 독사를 회를 쳐서 먹고 잔혹한 고문으로 사람을 죽인 뒤 악어밥으로 주거나 거름으로 썼다.
실제로 그랬는 지 모르지만, 80년 제작된 사라드 파텔 감독의 '이디 아민'이라는 영화는 그의 기괴하고 공포스런 행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의 집권 기간 30만명이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그는 무하마드 알리에게 도전장을 내고, 흑인 및 백인 여성과 동시에 잠자리에 드는 등 기행으로도 유명했다.
결국 그는 탄자니아와 전쟁을 벌였다가 패전해 리비아로 도망쳤으며 나중에 사우디 아라비아로 거처를 옮겨 그곳에서 2003년 사망했다.
워낙 특이한 인물이어서 파텔 감독의 영화 뿐 아니라 바벳 슈로더 감독의 다큐멘터리 '장군 이디 아민' 등 여러 편의 작품 속 소재가 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로 유명한 케빈 맥도널드 감독의 극영화 데뷔작인 '라스트 킹'(The Last King of Scotland, 2006년) 역시 이디 아민을 소재로 다뤘다.
자일스 고든의 원작 소설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아민의 백인 주치의라는 가공의 인물을 내세워 아민을 해부하고 있다.
다른 작품들처럼 아민의 기행을 파헤치기보다는 그를 인간적으로 해부하고 권력에 물든 사람들의 탐욕에 초점을 맞췄다.
나름대로 객관적 자세를 견지하려고 애쓴 만큼 아민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돋보인다.
특히 아민을 연기한 포레스트 휘트테이커의 연기는 압권이다.
그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아민을 다룬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그다지 자극적인 장면도 없는데, 결국 국내 개봉하지 못하고 DVD로만 출시됐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블루레이와 비교하면 떨어지는 샤프니스와 탁한 색감 등 여러모로 부족하다.
하지만 DVD 타이틀로는 무난한 편.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부록으로 감독의 음성해설, 아민에 대한 다큐멘터리, 삭제 장면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파워DVD를 이용해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초반 등장하는 곳은 로몬드 호수. 감독이 자란 곳이다. 이디 아민은 주인공 게리건이 바라던 화려한 부친상의 상징이다.
탱크와 트럭, 병사들은 우간다 군에 뇌물을 주고 빌려서 촬영. 아민은 영화처럼 스코틀랜드를 좋아해 아들 이름을 모두 스코틀랜드 식으로 짓고, 일부 병사들을 스코틀랜드에 보내 백파이프 연주를 배워오게 했다.
우간다 수도 캄팔라의 인데리 무용단. 1928년생이었던 아민은 193cm의 거구였다.
영화에 나온 아민의 리무진은 실제 아민이 탔던 차다. 정부 창고에 보관된 아민의 리무진 2대를 끌어내 촬영용으로 사용. 영화는 우간다 수도 캄팔라와 2번째 큰 도시 진자에서 촬영.
캄팔라 번화가의 모습. 아민은 1946년 영국 식민지 군에 입대해 복서로 성공했다. 그는 9년 동안 우간다 헤비급 복싱 챔피언을 지냈다.
공군 제복을 즐겨입었던 아민. 우간다 국회의사당서 촬영. 아민은 물침대도 좋아했다.
아민은 71년 쿠데타를 일으켜 오보테 대통령을 내쫓고 대통령이 됐다. 76년 종신 대통령을 선언하고 78년 탄자니아와 전쟁을 일으켰다가 패전해 쫓겨나기까지 9년 동안 30만명 이상을 죽였다.
영국, 미국, 이스라엘은 아민의 쿠데타를 지원했다. 이유는 당시 오보테 대통령이 사회주의로 기울어 기업들의 국유화를 추진했기 때문.
그러나 회교도였던 아민은 나중에 영미권에서 벗어나 아랍국으로 기울었다. 그는 술과 여자를 좋아해 독실한 회교도는 아니었으나 원유와 경제지원을 얻기 위해 리비아와 사우디 아라비아에 의존했다.
포레스트는 촬영 기간 내내 아민이 되기 위해 음식도 실제 아민과 똑같이 으깬 바나나만 먹었다. 리비아의 카다피 대통령은 아민의 절친한 친구여서 우간다에 많은 투자를 했다.
아민이 좋아했던 밴드 아프리고가 직접 출연. 밴드 이름도 아민이 지어줬다.
주인공 게리건이 아민의 세 번째 부인 케이와 바람이 나는 설정은 픽션이다. 케이는 아민과 이혼한 뒤 아민의 아이를 중절 수술했다가 사지가 절단난 채 죽었다. 아민은 시체의 팔, 다리를 거꾸로 붙여 유족에게 보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잔혹 사진들은 실제 아민이 저지른 짓을 찍어놓은 사진들이다. 우간다 정부 창고에 보관된 것을 찾아내 사용. 보건 장관으로 나온 스티븐 란게지는 인데리 무용단장이다.
우간다인들은 대단히 보수적이어서 토플리스 촬영을 위해 해당 배우들에게 5배나 많은 급료를 줬다. 아민은 74년에 스코틀랜드 독립을 돕겠다며 스스로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왕이라고 지칭했다.
아민은 우간다의 상권을 쥐고 있던 아시아인들을 추방했다. 국제적으로 비난을 샀으나 최근 우간다 학자들은 이 조치로 우간다의 흑인 중산층이 생겨났다고 평가했다.
제임스 맥어보이가 연기한 의사 게리건은 가공 인물.
아민 시절 유명했던 사건이 바로 엔테베 공항 기습작전이다. 팔레스타인 게릴라들이 항공기를 납치해 우간다의 엔테베 공항에 강제 착륙했다. 서방 사람들은 풀려났으나 이스라엘인들은 억류됐다. 이를 이스라엘 특공대와 모사드가 공항을 기습, 강제 구출했다. 이 때문에 아민과 이스라엘은 사이가 더욱 안좋아졌다.
67년형 안토노프 비행정에서 내려다 본 빅토리아 호수. 나일강의 원천이다.
엔딩 타이틀에 나오는 실제 이디 아민의 기록 영상들은 바벳 슈로더 감독의 다큐멘터리 '장군 이디 아민 다다'에서 따온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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