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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비 앙 로즈 (블루레이)

울프팩 2012. 10. 29. 16:27
프랑스의 국민가수 에디트 피아프가 부른 '라 비 앙 로즈'는 연인 이브 몽탕을 위한 노래였다.
피아프는 당시 후배이자 무명가수였던 이브 몽탕을 만나 열렬한 사랑에 빠졌고, 15분만에 만든 위대한 명곡 '라 비 앙 로즈'를 그에게 바쳤다.

하지만 이브 몽탕은 훗날 피아프를 버리고 마릴린 먼로를 좋아한다.
문제는 정작 영화에 몽탕과의 관계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국내 개봉 제목으로 이 노래 제목을 사용한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올리비에 다한 감독의 '라 비 앙 로즈'(La Mome, 2007년)는 시종일관 죽음과 우울한 이야기로 점철됐다.

피아프는 1912년 길거리 가수였던 그의 어머니가 병원에 갈 돈이 없어서 거리를 헤매다가 길에서 낳았다.
그런 형편이다 보니 학교 문턱에 가보지도 못하고 사창가와 서커스단을 떠돌며 자란 피아프 역시 길에서 노래를 부르며 동냥을 얻는 길거리 가수가 됐다.

그의 폭발적인 음량과 힘껏 내지르는 발성은 그렇게 길에서 다듬어졌다.
유연히 유명 카바레 주인의 눈에 띄어 스타가 됐지만 이후에도 그의 삶은 편안하지 않았다.

이브 몽탕 및 26세 연하의 테오 사라포 등과 두 번 결혼했고 이혼했다.
그가 진심을 다해 사랑한 불륜의 연인 막셀 세르당은 비행기 사고로 숨졌다.

슬픔을 잊기 위해 그는 술과 약에 찌들어 살았다.
그러니 그의 노래에 슬픔과 죽음, 우울이 그늘처럼 깔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 많은 삶을 살던 피아프는 1963년 48세라는 한창 나이에 간암으로 세상을 떴다.
다한 감독은 피아프를 한이 많은 여자로 본 것 같다.

다한 감독은 이 영화에서 피아프의 일생을 다룬 것이 아니라 그가 보고자 하는 면만 다뤘다.
그래서 이브 몽탕과의 사랑, 장 콕토와 나눈 우정, 제 2 차 세계대전때 나치 점령하 파리에서 노래를 부른 일 등 중요한 사건들이 모두 빠졌다.

대신 그의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는 어두운 부분만 중점적으로 부각시켰다.
진정한 사랑을 잃으며 상처 받는 바람에 그는 더욱 노래와 무대에 집착한다.

그만큼 그의 노래는 한이 내재돼 있고 목소리가 서늘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프랑스의 대가수인 샤를르 아즈나부르는 피아프의 노래에 대해 "사랑이 아닌 죽음을 노래한다"고 말했다.

다한 감독은 한과 정열을 끌어모아 혼신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피아프의 모습에서 자신을 비롯해 모든 예술가들의 창작을 위한 고통을 봤다.
사실 다한 감독도 "피아프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고 토로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피아프의 모든 것을 알기에는 부족한 작품이다.
엄밀히 말하면 전기영화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빠진 부분이 많은 성긴 그물같은 영화다.

그래서 영화를 봐도 피아프의 전체 모습이 잡히지 않는다.
피아프에 대해 제대로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큼 아쉽고 오히려 궁금증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

하지만 피아프를 많이 알고 있다면 무대 위 모습을 얼마나 사실에 가깝게 재현했느냐가 포인트 일 수 있다.
이 부분도 다소 의문이 남는다.

물론 마리온 코틸라르가 이 작품에서 보여준 연기는 프랑스 여배우론 수십 년 만에 아카데미상을 받을 만큼 훌륭하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
다만 표현 방식이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피아프의 내면을 사람들이 알 수 있게 표현하려다보니 그랬겠지만 표정, 몸짓, 동작 등이 연극처럼 부풀려진 감이 있다.
그 바람에 이 작품 속 피아프는 강렬하게 다가온다.

폭풍같은 노래와 더불어 정열로 활활 타오르는 피아프를 만나기에는 그만큼 제격이다.
물론 그런 모습이 얼마나 사실적이냐는 별개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전기영화라기 보다는 사실과 허구가 섞인 드라마에 가깝다.
다행히 극중 흘러 나오는 감동의 노래들은 모두 진실된 피아프의 육성이다.

1080p 풀HD의 2.3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우수하다.
화질 좋은 프로젝터 등을 이용해 대화면으로 키웠을 때 명료한 색감은 극장 스크린 못지 않게 빛을 발한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도 좋고, 공간 전체를 감싸는 듯한 소리를 들려 준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삭제장면, 인터뷰, 피아프에 대한 다큐멘터리 등이 모두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에디트 피아프. 1912년 생, 1963년 몰. 프랑스가 낳은 세계적인 가수. 마리온은 이 영화로 2008년 미국 아카데미 및 영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피아프는 1912년 길거리에서 태어났다. 서커스단에서 곡예로 먹고 살던 아버지는 그를 데리고 떠돌아 다녔다. 그 바람에 피아프는 학교 문턱에도 가지 못했다.
할머니의 집에서 일하는 창녀 티틴은 가상인물이다. 감독이 그랬을 것이란 상상으로 꾸며 넣었다.
피아프도 어머니처럼 14세때부터 길거리에서 노래를 불러 먹고 살았다. 15세때 남자친구의 아이를 낳았으나, 17세때 뇌수막염으로 잃었다.
그를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길거리에서 발탁한 사람은 유명 카바레 주인이었던 루이 르플레였다. 그가 지어준 예명 피아프는 작은 참새라는 뜻이다. 제라르 드 파르듀가 연기한 르플레는 나중에 살해당해 피아프가 살인 혐의를 받기도 했다.
피아프를 연기한 마리온은 20대부터 할머니처럼 보이는 40대 후반까지 연기했다. 특히 이마가 넓었던 피아프를 연기하기 위해 마리온은 이마를 면도하고 머리가 성겨 보이도록 가발을 썼으며, 노화된 피부를 표현하기 위해 5시간 동안 분장을 했다.
피아프를 제대로 된 가수로 만든 인물은 시인이자 작곡가인 레이몽 아소였다. 아소는 그에게 목소리 훈련과 동작, 무대매너를 비롯해 음악교육까지 시켰다. 뿐만 아니라 아소는 피아프만을 위한 곡을 써줬고 레퍼토리를 개발하는 방법도 알려줬다.
항상 무대에서 검은 옷만 입었던 피아프의 노래는 전반적으로 어두웠다. 그의 노래는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남자들인 선원, 외인부대, 갱 등을 주로 다뤘다.
피아프의 진정한 사랑은 1948년 만난 세계 미들급 챔피언 마르셀 세르당이었다. 피아프는 당시 유부남이었던 마르셀을 아주 좋아했다. 마르셀은 1950년 빨리 와달라는 피아프의 재촉을 받고 비행기를 타고 뉴욕으로 향하다가 추락사했다. 마르셀의 죽음은 피아프의 삶을 흔들었고, 비탄에 젖은 피아프는 그에게 바친 유명한 명곡 '사랑의 찬가'((Hymne l’amour)를 불렀다.
피아프는 배움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다. 자크 보르자는 피아프에게 시, 성경, 천문학, 철학 등을 알려져 교양을 쌓도록 도움을 줬다. 피아프와 평생 우정을 쌓은 장 콕토는 1963년 피아프가 간암으로 사망한 날 4시간 뒤 심장발작으로 숨졌다.
허스키하면서 내지르는 창법의 피아프의 목소리는 흉내낼 수 없어서 영화에서 립싱크 처리했다. 피아프의 내지르는 창법은 거리에서 멀리 들리도록 크게 부르며 연마됐다.
피아프는 어머니를 아주 싫어했지만 아버지는 좋아해, 죽어서 아버지 곁에 묻히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피아프는 노래 뿐 아니라 몇 편의 영화와 TV에도 출연했다.
영화에는 이브 몽탕, 아즈나부르 등과의 연애담, 콕토와의 교류 등 중요한 얘기들이 빠졌다. 마리온은 피아프를 연기하기 위해 뜨개질도 배웠다.
에디트라는 이름은 어머니인 아네타 마이야르가 그를 낳기 며칠 전에 총살당한 영국 여자스파이 에디트 카벨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어머니는 그 이름이 품위 있다고 생각했다.
프라하와 LA 스튜디오에서 주로 촬영. 피아프는 1944년 물랑루즈에서 만난 이브 몽탕과 결혼했다가 이혼했고 훗날 26세 연하인 테오 사라포와 결혼했다가 헤어졌다. 제 2차 세계대전 때에는 나치가 점령한 파리에서 계속 노래를 불렀으나 포로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공연도 하고, 프랑스 포로들의 탈출을 위해 무려 147개의 가짜 여권을 만드는 일을 돕기도 했다.
La Vie En Rose (라 비앙 로즈) OST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라비앙 로즈 : 블루레이 : 초회 한정 아웃케이스
올리비에 다한 감독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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