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백 투 더 퓨처3(4K 블루레이)

울프팩 2021. 1. 9. 15:30

우리의 사극처럼 미국 할리우드는 서부극에 대한 로망이 있다.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도 마찬가지여서 '백 투 더 퓨처' 시리즈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인 3편(Back To The Future Part III, 1990년)에서 서부극을 시도했다.

 

기계 고장으로 1885년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로 돌아간 브라운 박사(크리스토퍼 로이드)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여행을 떠난 마티(마이클 J 폭스)가 악당들과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당연히 서부 시대라면 빼놓을 수 없는 결투가 등장하고 여기에 뜻하지 않은 브라운 박사의 아슬아슬한 로맨스를 곁들였다.

 

특히 막판 대결 장면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를 오마주 했다.

또 모뉴먼트 밸리를 배경으로 한 존 포드 감독 스타일의 장면도 등장한다.

 

여기에 전작들처럼 과거로 돌아간 마티 일행이 현대 문명의 이기들을 이용한 장난질이 빠지지 않고 등장해 소소한 웃음을 준다.

마티가 서부 시대 술집에서 선보이는 마이클 잭슨의 문 워크 댄스와 프리스비 접시를 이용한 원반 던지기 등이 대표적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3편에서도 느닷없이 배우가 바뀐다.

2편에서는 마티의 여자 친구를 연기한 배우가 바뀌었는데 3편에서는 마티의 아버지를 연기한 배우가 바뀌었다.

 

2편에서 비싼 출연료를 요구해 중도 하차한 크리스핀 글로버 대신 제프리 웨이스먼이 마티의 아버지로 등장했다.

전작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타임머신의 변신이다.

 

제작진은 역사적 장난질에 죄책감을 느꼈는지 브라운 박사의 입을 통해 타임머신을 없애려고 시도한다.

분에 뜻하지 않은 사고로 시리즈를 거듭하며 타임머신으로 활약한 드로리안이 사라진다.

 

하지만 타임머신의 종말이 아니라 자동차에서 다른 교통수단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전체적으로 3편은 전작들과 달리 서부극 설정을 도입하면서 이전 시리즈와 다른 생뚱맞은 작품이 돼버렸다.

 

2편을 찍으면서 함께 찍어서 이야기의 연결성을 꾀했지만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식으로 시대 이동을 하면 얼마든지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억지 설정이 가져오는 피로감도 상당할 듯싶다.

 

비록 설정은 다소 억지스럽지만 막판 기차를 이용한 귀환 장면은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유발한다.참고로 한글 자막에 쥘 베른을 영어 발음인 줄스 번으로 잘못 표기해 혼란을 준다.

 

4K 트릴로지 세트에 포함된 이 작품의 4K 타이틀은 4K와 블루레이, 부록 등 3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30년 전 작품인데도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하게 복원됐고 금속의 윤기가 잘 살아 있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웅장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채널 분리가 잘 돼 있어서 소리의 방향감과 이동성이 훌륭하게 살아 있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NG 장면, 제작진 음성해설, 갤러리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별도의 부록 디스크는 배우들의 오디션 지원 영상, 영화 속 과학, 대본과 캐스팅 이야기와 드로리언 복원작업, 뮤지컬 관련 설명, 음악과 편집 뒷 이야기 등 다양한 내용을 한글 자막과 함께 담고 있다.

부록 디스크에 수록된 내용 중 일부는 HD 영상으로 제작됐다.

 

일부 부록들은 각 시리즈에 수록된 부록들과 겹치는 내용들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은 2편 편집을 하면서 3편을 촬영했다.
묘지 폭파장면은 산페르난도 밸리의 아구라힐스에서 촬영. 작고한 유명 코미디언 밥 호프가 소유한 땅에서 찍었다.
대부분의 실내 장면은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스테이지12에서 촬영. 1~3편을 모두 여기서 촬영했다.
변함없이 드로리안이 타임머신으로 등장. 드로리안을 만든 존 드로리언은 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다.
자동차 극장에서 서부시대로 순간 이동하는 장면은 모뉴먼트 밸리에 자동차 극장 세트를 만들어 찍었다. 나바호족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촬영해 실제로 나바호족 인디언들이 일부 출연했다.
제작진이 서부시대 마을을 모두 만들었다. 촬영장이 오지에 있고 먼지가 많이 날려서 배우들은 전기 카트를 타고 움직였다.
숫자에 집착하는 저멕키스 감독은 3이라는 숫자를 좋아해 3편까지만 시리즈를 만들기로 했다.
모뉴먼트 밸리에서 말들이 드로리안을 끄는 장면은 존 포드 감독의 고전 서부극 '역마차'를 연상케 한다.
제작진은 마린 카운티 근처의 산비탈에 끊어진 철교 세트를 만들었다.
3편에서 마티는 자신의 이름을 클린트 이스트우드라고 소개한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실제 이스트우드에게 허락을 받았다.
1편에서는 주제가를 부른 휴이 루이스가 깜짝 출연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록밴드 ZZ탑이 서부 시대 밴드로 등장.
브라운 박사의 연인 역할은 메리 스틴버겐이 연기. 크리스토퍼 로이드는 이 작품 덕분에 배우 생활 최초로 키스 장면을 찍었다.
서부 시대 촬영지인 소노라마의 햇빛이 너무 강해서 클라라의 보라색 드레스가 금방 색이 바랬다. 제작진은 그 바람에 여러 벌의 드레스를 만들었다.
갈색톤의 세피아 색감으로 서부극 분위기를 살렸다. 촬영은 '왓 위민 원트' '아폴로 13'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 등을 찍은 딘 컨디가 했다.
제임스타운의 레일타운1987이라는 곳에 있던 유일하게 움직이는 증기 기관차를 이용해 막판 장면을 촬영.
기차가 드로리안을 미는 장면 중 마이클 J 폭스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기차 대신 자동차들이 밀었다. 보험사들이 폭스의 사고를 우려했기 때문.
기차가 철로에서 떨어지는 장면은 4분의 1 크기로 축소해서 만든 미니어처를 이용해 찍었다.
제작진은 드로리안 내부에 폭약을 장치해 기차와 충돌하는 순간 폭발시켰다.
제프리 웨이스먼이 마티의 아버지 역할로 새로 등장. 1편과 얼굴이 달라서 일부러 선글라스를 쓴 채 멀리 떨어져 있다. 마티의 누나로 나온 웬도 조 스퍼버는 2편 촬영때 임신 중이어서 출연하지 못했다. 그는 2005년 유방암으로 사망했다.
제작진은 디즈니 영화 '해저 2만리'에 나오는 노틸러스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타임머신 기차 내부에 지프차를 숨겨 움직이게 만들었다. 하늘로 뜨는 장면은 ILM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