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시절에 누구나 한 번쯤 성장통을 앓는다.
장래나 이성 문제 등 다양한 성장통은 흔히 사춘기의 통과 의례쯤으로 치부되지만 그 또래들에게는 무시못할 심각한 삶의 고민이다.
그러나 당시에 죽을 것 처럼 심각한 문제들도 지나고 나면 모두 추억이 된다.
그런데 어른들보다 바쁜 삶을 사는 요즘 아이들을 보면 과연 그런 추억을 가질 수 있을 지 의아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렉 모톨라 감독의 '수퍼배드'(Superbad, 2007년)는 미국 아이들의 성장통을 다룬 영화다.
'몽정기'처럼 성적인 고민에 휩싸여있는 미국 고교생들이 여자와 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벌이는 전형적인 코미디물.
우리보다 개방적인 환경 때문에 삶의 모습은 다를 지 몰라도 성장통에 대한 고민의 본질은 미국 애들이라고 다를 게 없다.
좋아하는 여자들과 술을 마시며 파티를 즐기고 잠자리를 하고픈 3명의 고교 친구들이 좌충우돌 벌이는 소동은 우습고 귀엽기도 하며 때로는 안스럽기까지 하다.
다소 코미디적인 과장이 포함되기는 했지만 미국 청소년들의 고민을 진솔하게 다뤘기 때문에 재미있게 볼 만 하다.
비교적 영화가 진솔하게 다가오는 것은 에반 골드버그와 세스 로건 등 2명의 각본가가 자신들의 과거 추억을 녹여넣었기 때문.
역시 진실은 사람을 끄는 힘이 있다.
DVD 타이틀은 무삭제 확장판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국내 미개봉인 듯) 어떤 내용이 무삭제이며 극장판보다 얼마나 늘어났는 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극장 개봉판보다는 더 많이 보여준단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화질은 깨끗하고 좋다.
초반 인트로는 일부러 70년대 영화처럼 잡티와 스크래치를 집어 넣었지만 정작 본편은 화질이 괜찮은 편.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지만 블록버스터 액션물이 아닌 만큼 요란한 서라운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주로 음향이 전방에 몰려있다.
부록으로 제작진의 음성해설, 삭제장면, 제작 과정 등이 다양하게 들어 있으며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
친구 엄마의 가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이들. 영화 내용 만큼이나 제작진의 음성 해설 또한 질펀하다.
이 작품은 전형적인 미국 고교생들의 성장통을 그린 화장실 코미디다. 야한 동영상을 함께 보는 친구들.
온갖 악동짓을 일삼는 세스(조나 힐)는 이 작품의 극본을 쓴 세스 로건이 모델이다.
이 작품에는 다른 영화에 대한 풍자도 은근슬쩍 들어 있다. 세스가 주류 판매점에 술을 사러 들어갔다가 상상하는 장면은 '13일의 금요일' 등 청소년들의 방종을 질타한 공포물을 빗대서 만들었다.
콧수염 기른 경찰관이 바로 대본을 쓴 세스 로건. '쿵푸 팬더'에서 사마귀 목소리를 연기했고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를 제작했으며 출연도 했다.
친구들과 신분증을 위조해 술을 사고 여자들을 꼬시는 이야기는 실제 세스 로건이 고교시절 겪은 일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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