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은 변화가 참 많은 해였다.
처음으로 중고생들의 두발 자유화가 허용돼 이전까지 머리를 박박 깎고 다니다가 처음으로 머리를 길게 기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영화 '친구'처럼 훅을 채우는 일본식 교복을 계속 입어야 했다.
그해 1월부터 밤 12시 이후에도 돌아다닐 수 있도록 통행금지가 해제됐다.
그해 여름 강변가요제와 대학가요제에서 좋아하는 곡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LP판을 보면 소용돌이의 '보랏빛 안개' '나빠' '님의 눈물' 등이 그해 강변가요제에서 배출된 보석 같은 노래들이었으며 우순실의 '잃어버린 장미' 역시 그해 대학가요제에서 동상을 받았다.
그리고 그해 처음으로 프로야구라는 게 생겼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분위기에 휩싸여 손바닥만 한 '야구 대백과'라는 미니책도 사서 읽고 주말이면 프로야구 중계를 봤다.
당시 유니폼 때문에 OB베어스를 응원했다.
모든 구단 가운데 유일한 브이네크 감색 상의와 흰 바지는 선수를 절도 있고 매끈하게 보이도록 했다.
실제로 눈을 게슴츠레 뜨고 구레나룻을 길게 기른 김우열이나 학다리 신경식, 머리가 구불구불한 박철순 등은 베어스 유니폼이 정말 잘 어울렸다.
김종현 감독의 '슈퍼스타 감사용'(2004년)은 1982년 학창 시절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영화다.
프로야구 원년 최하위팀 삼미 슈퍼스타즈의 투수 감사용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 영화는 승리를 얘기하지 않는다.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를 통해 좀 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노력하는 사람들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인간적이고 가슴에 와닿는다.
특히 1982년의 추억 덕분에 옛날 앨범을 뒤적이는 것처럼 영화를 보는 동안 가슴 한켠이 아려온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간혹 잡티와 이중윤곽선이 살짝 보이지만 색상이나 해상도 모두 무난한 편.
DTS ES를 지원하는 음향도 적절한 서라운드 효과와 음량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살렸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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