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브루노와 트로이 콴 감독이 공동 감독한 '스파이 지니어스'(Spies in Disguise, 2019년)는 제목 그대로 스파이 액션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내용을 보면 애니메이션 아니라면 만들 수 없는 작품이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미국 정보기관의 스파이들 명단을 훔쳐간 악당을 막기 위해 애쓰는 스파이 랜스(윌 스미스)의 이야기다.
명단을 가져가 미국의 스파이들을 모두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는 악당은 과거에 랜스에게 혹독하게 당했던 구원(舊怨)이 있다.
랜스는 007과 제이슨 본을 능가하는 실력을 지닌 슈퍼맨급 스파이다.
혼자서 수십 명 악당을 때려눕히는 것은 일도 아닌 영웅인데 공교롭게 얼굴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악당 때문에 명단 유출의 누명을 뒤집어쓰고 거꾸로 몸 담았던 정보기관에게 쫓기게 된다.
사면초가에 빠진 랜스가 손을 잡은 것은 정보기관에서 신무기를 개발하던 엉뚱한 연구원 월터(톰 홀랜드)다.
월터는 폭력을 싫어하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세상을 구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천재다.
전혀 성향이 맞지 않는 두 사람이 팀을 이뤄 기발한 무기로 악당을 쫓는다.
이 과정에서 랜스는 월터가 발명한 몸을 바꾸는 약을 잘못 마시는 바람에 비둘기가 된다.
따라서 초반부터 후반까지는 사실상 비둘기의 활약을 다룬다.
막판에는 월터가 발명한 기발한 신무기의 향연이다.
터지면 모든 것이 달라붙게 만드는 풍선껌 폭탄, 아주 귀여운 영상을 허공에 띄워 악당들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홀로그램, 사람을 고무처럼 흐물거리게 만드는 펜, 날아오는 미사일을 사로잡는 거품 총 등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환상적인 무기들이다.
이러니 실사 영화로 만들려면 한계가 있고 비둘기가 된 랜스의 표정 연기를 살리기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주요 웃음 장치로 설정한 비둘기가 된 랜스의 활약이 그렇게 큰 웃음을 선사하지 못한다는 점이 한계다.
오히려 랜스보다 그를 좋아하는 비둘기 친구들이 더 웃기지만 웃음 코드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정작 허를 찌르는 웃음을 유발하는 것은 월터가 만든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는 무기들이다.
이 또한 폭소보다는 소소한 웃음들이다.
정작 눈길을 끄는 것은 이런 주요한 설정이 아니다.
실사처럼 아름답게 묘사한 베니스 풍광과 시대를 반영한 드론의 공격, 한류 물결을 반영한 K팝과 한국 드라마의 등장이 더 관심을 끈다.
특히 트와이스의 노래 'Knock Knock'이 흘러나오고 가상의 한국 드라마에 빠진 월터의 모습 등은 한류 팬들의 관심을 끌 만한 설정이다.
비둘기 변신과 희한한 무기들의 등장은 애니메이션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지만 전체적인 구성과 내용이 좀 유치해서 성인들을 매료시키기에는 부족하다.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39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최신작답게 화질이 좋다.
색감도 찬란하고 윤곽선도 예리하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가 잘 살아 있어서 각 채널별로 적당한 효과음을 들려준다.
부록으로 제작사인 블루스카이 소개와 스파이 장비들, 사운드트랙, 뮤직비디오와 영화 중간에 공동 감독들이 등장해서 일부 장면을 설명하는 슈퍼 시크릿 모드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부록 영상은 모두 HD로 제작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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