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빈 오코너 감독의 '어카운턴트'(The Accountant, 2016년)는 독특한 영화다.
제목 그대로 작은 마을의 회계사가 주인공이다.
그는 자폐증 때문에 주변 사람과 소통이 서툴러 언제나 말이 없고 혼자 있다.
표면적인 수입도 별 볼일 없다.
그저 동네 사람들의 세금이나 줄여주고 몇 푼 얻는 정도.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주말이면 야외 농장에 나가 저격용 소총을 쏘는 것을 즐기는 그는 사실 최고급 킬러다.
각종 무기도 능수능란하게 잘 다루고 무술 실력도 뛰어나다.
여기까지는 일반 액션 영화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자페증 환자들 특유의 뛰어난 수학 실력이다.
어지간한 숫자는 잊어버리지 않고 어려운 계산도 암산으로 척척 해낸다.
이처럼 비상한 머리와 몸이 하나로 결합된 그는 범죄 조직의 돈 세탁을 해주거나 해결사 노릇을 하며 보이지 않게 엄청난 돈을 번다.
일반 액션 영화에서 흔치 않은 자폐증 영웅이라는 설정부터 특이한 이 작품은 시나리오가 탄탄하다.
처음에는 회계사의 정체부터 잇따라 벌어지는 사건까지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전개되는 것 같지만, 중반 이후부터 흩어진 이야기들이 퍼즐조각처럼 차례로 연결되며 커다란 그림을 형성한다.
그런 점에서 주인공이 어린 시절 맞추던 알리의 퍼즐은 이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을 상징한다.
이는 또 자폐증인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각 조각의 모양을 정확히 인식해 머리 속에서 꿰어맞춘 뒤 정확한 자리에 갖다 놓는 능력이 결국 전체 그림 속에서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물론 설명을 건너 뛰거나 엉성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부분들도 있다.
형과 헤어진 뒤 동생이 지나온 시간, 주인공이 어두운 세력들과 연결되는 과정 등이 명확하지 않다.
감옥에서 범죄 조직들의 뒤를 봐준 다른 회계사와 연결되는 과정도 완벽하게 매끄럽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특이한 설정과 액션, 추리소설처럼 연결되는 이야기 등이 일반 액션물과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제작진이 시리즈를 구상할 지는 모르겠지만 후속편을 만들어 볼 만한 작품이다.
충분히 어두운 과거를 지닌 영웅이나 잭 리처처럼 떠돌이 투사의 계보를 이을만 한 하다.
1080p 풀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소품 하나 하나의 디테일 묘사가 뛰어나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나다.
총소리나 폭발음이 아주 위력적이다.
부록으로 작품 배경, 자폐증에 대한 설명, 액션 촬영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자폐증 영웅을 연기한 벤 애플렉. 마치 액자 속에 액자가 들어 앉은 듯한 답답한 앵글이 주인공의 상태를 보여주는 듯 하다.
엄청난 수학 능력을 보여주는 주인공. 실제로 자폐증을 앓은 사람들 가운데 뛰어난 수학자가 많다고 한다.
극 중 등장하는 무술은 인도네시아의 픈작 실랏이다. 영화 '레이드' 덕분에 널리 알려졌다.
벤 애플렉이 자폐증 때문에 무표정한 주인공을 잘 연기했다. 그가 사용하는 권총은 45구경 칼리버다.
벤 애플렉이 사용하는 저격용 소총은 바렛 M82A1M.
여주인공을 연기한 안나 케드릭은 어머니를 모델로 연기했다. 회계사였던 어머니는 딸에게 수학을 곧잘 가르쳤다고 한다.
주인공이 애용하는 소총은 다니엘 디펜스 MK18.
원래 영화는 코엔 형제가 감독하고 멜 깁슨이 주연을 맡은 방안으로 구상됐다. 촬영은 시카고와 일리노이주 플레인필드, 조지아주의 애틀란타에서 주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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