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홍상수 감독의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언론 시사회 때 참석했던 기억이 난다.
그의 영화가 언제나 그렇듯 느닷없이 끝나는 결말에, 뒷줄에서 황당하다는 듯 웃음이 터졌다.
황당함은 기자간담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도 계속 됐다.
여자가 남자의 미래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홍 감독 왈, "제목은 내용과 상관없다. 어느 날 이 문장을 봤는데 끌려서 붙였다. 제목은 문장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래서 이것은 좀 아니다, 무책임하다는 생각에 혹독하게 기사로 깠다.
한편으로는, 이전에 본 서너 편의 작품과 동어반복처럼 되풀이 되는 그만의 스타일이 좀 게을러 보이는 측면도 있었다.
그때는 그런 점들이 홍 감독 영화의 단점으로 보였는데, 시간이 지나서 여러 편 보다보니 그의 개성으로 부각된다.
등장인물들의 실소를 자아내는 엉뚱한 대사, 그리고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인간 관계, 아울러 무성의하게 느껴질 정도로 인물에만 집중된 심드렁한 영상 등은 '홍상수 스타일'로 불러도 좋을 만큼 그의 상징이 됐다.
이 영화도 예외가 아니다.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두 남자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내용은 다소 엉뚱하고 황당한 에피소드와 대사로 점철된다.
그 사이에는 홍 감독 특유의 예상치 못한 인간 관계에서 빚어지는 페이소스가 스며 있다.
그래서 때로는 등장인물들이 얄밉고 이기적으로 행동해도 연민이 느껴진다.
어쩌면 거기서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으나 드러내지 않는 자신의 본 모습을 발견할 수 도 있다.
이 작품에는 그런 인간 관계의 솔직함이 들어 있다.
더불어 홍 감독 특유의 성적 유희도 적나라한 대사와 함께 잘 살아 있다.
김태우 유지태 성현아 등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어두운 장면에서 화소가 살짝 뭉개지며 색감도 약간 바랜 듯 보이지만 DVD 타이틀과 비교하면 월등 좋다.
음향은 DTS-HD 5.1 채널을 지원하지만 서라운드 효과가 거의 없다.
부록으로 제작과정과 배우 인터뷰 등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주연을 맡은 김태우와 유지태. 김태우는 홍 감독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영화감독 역을 맡았다. 홍 감독 영화에서 특징처럼 등장하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누는 인물들의 투 샷이 이 작품에서도 자주 보인다.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현재와 회상을 오가며 진행된다. 그러나 딱히 회상과 현재를 구분하지 않아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면 헷갈릴 수 있다. 여주인공을 맡은 성현아. 촬영은 '괴물' '살인의 추억' '봄날은 간다' '무사' 등을 찍은 김형구 촬영감독이 맡았다. 김형구 촬영감독은 '극장전' '해변의 여인' '북촌방향' 등에서 홍 감독과 작업을 같이 했다. 홍 감독은 프랑스의 서점에서 본 엽서에 적혀 있던 루이 아라공의 '미래의 시'를 보고 영화 제목을 지었다. 커튼 틈 사이로 살짝 스며드는 햇살이 인상적. 조명은 2006년 타계한 이강산 조명감독 솜씨. 유학을 가며 버렸던 여인 앞에서 담배불을 들이대며 지져달라고 진상을 부리는 장면은 어이 없으면서도 우습다. 여자들이 있는 술자리에서 흔히 나오는 남자들의 허장성세 같다. 이 작품은 유독 오럴에 대한 적나라한 대사와 행위가 자주 나온다. 한 집에서 두 남자 사이를 오가는 여자의 행위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오달수가 뒷모습만 나오는 찹쌀떡 장수로 깜짝 출연했다. 이 작품은 프랑스의 배급사인 MK2에서 선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프랑스는 유달리 홍 감독 영화를 좋아하며, 그의 작품에 관대하다. '여자는 남자의 영혼을 잠식하는 물감이다. 남자는 여자를 위해 태어나고 사랑을 위해 태어난다.' 홍 감독이 영감을 받은 루이 아라공의 '미래의 시'에 나오는 대목이다.
그의 영화가 언제나 그렇듯 느닷없이 끝나는 결말에, 뒷줄에서 황당하다는 듯 웃음이 터졌다.
황당함은 기자간담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도 계속 됐다.
여자가 남자의 미래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홍 감독 왈, "제목은 내용과 상관없다. 어느 날 이 문장을 봤는데 끌려서 붙였다. 제목은 문장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래서 이것은 좀 아니다, 무책임하다는 생각에 혹독하게 기사로 깠다.
한편으로는, 이전에 본 서너 편의 작품과 동어반복처럼 되풀이 되는 그만의 스타일이 좀 게을러 보이는 측면도 있었다.
그때는 그런 점들이 홍 감독 영화의 단점으로 보였는데, 시간이 지나서 여러 편 보다보니 그의 개성으로 부각된다.
등장인물들의 실소를 자아내는 엉뚱한 대사, 그리고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인간 관계, 아울러 무성의하게 느껴질 정도로 인물에만 집중된 심드렁한 영상 등은 '홍상수 스타일'로 불러도 좋을 만큼 그의 상징이 됐다.
이 영화도 예외가 아니다.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두 남자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내용은 다소 엉뚱하고 황당한 에피소드와 대사로 점철된다.
그 사이에는 홍 감독 특유의 예상치 못한 인간 관계에서 빚어지는 페이소스가 스며 있다.
그래서 때로는 등장인물들이 얄밉고 이기적으로 행동해도 연민이 느껴진다.
어쩌면 거기서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으나 드러내지 않는 자신의 본 모습을 발견할 수 도 있다.
이 작품에는 그런 인간 관계의 솔직함이 들어 있다.
더불어 홍 감독 특유의 성적 유희도 적나라한 대사와 함께 잘 살아 있다.
김태우 유지태 성현아 등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어두운 장면에서 화소가 살짝 뭉개지며 색감도 약간 바랜 듯 보이지만 DVD 타이틀과 비교하면 월등 좋다.
음향은 DTS-HD 5.1 채널을 지원하지만 서라운드 효과가 거의 없다.
부록으로 제작과정과 배우 인터뷰 등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주연을 맡은 김태우와 유지태. 김태우는 홍 감독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영화감독 역을 맡았다. 홍 감독 영화에서 특징처럼 등장하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누는 인물들의 투 샷이 이 작품에서도 자주 보인다.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현재와 회상을 오가며 진행된다. 그러나 딱히 회상과 현재를 구분하지 않아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면 헷갈릴 수 있다. 여주인공을 맡은 성현아. 촬영은 '괴물' '살인의 추억' '봄날은 간다' '무사' 등을 찍은 김형구 촬영감독이 맡았다. 김형구 촬영감독은 '극장전' '해변의 여인' '북촌방향' 등에서 홍 감독과 작업을 같이 했다. 홍 감독은 프랑스의 서점에서 본 엽서에 적혀 있던 루이 아라공의 '미래의 시'를 보고 영화 제목을 지었다. 커튼 틈 사이로 살짝 스며드는 햇살이 인상적. 조명은 2006년 타계한 이강산 조명감독 솜씨. 유학을 가며 버렸던 여인 앞에서 담배불을 들이대며 지져달라고 진상을 부리는 장면은 어이 없으면서도 우습다. 여자들이 있는 술자리에서 흔히 나오는 남자들의 허장성세 같다. 이 작품은 유독 오럴에 대한 적나라한 대사와 행위가 자주 나온다. 한 집에서 두 남자 사이를 오가는 여자의 행위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오달수가 뒷모습만 나오는 찹쌀떡 장수로 깜짝 출연했다. 이 작품은 프랑스의 배급사인 MK2에서 선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프랑스는 유달리 홍 감독 영화를 좋아하며, 그의 작품에 관대하다. '여자는 남자의 영혼을 잠식하는 물감이다. 남자는 여자를 위해 태어나고 사랑을 위해 태어난다.' 홍 감독이 영감을 받은 루이 아라공의 '미래의 시'에 나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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