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토니 자를 직접 봤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2004년 5월, 방한한 토니 자가 '옹박'을 알리기 위해 언론 시사회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났다.
먼저 영화를 본 기자들이 가장 궁금했던 점은 영화 속 액션이 어디까지가 실제일까 하는 점이었다.
토니 자는 기자들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영화가 끝나자 성큼성큼 걸어나와 '옹박' 속 액션을 실연했다.
기가 막힐 정도로 허공에서 붕붕 돌면서 무릎이나 팔꿈치를 사용해 과격한 공격을 보여주는 것은 약과였다.
압권은 사람들 예닐곱 명을 쭉 세워놓고 영화처럼 껑충 허공으로 솟구쳐 사람들의 어깨를 퍽퍽 밟고 달아나는 장면이었다.
눈으로 봤지만 믿기 힘든 진풍경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그제서야 토니 자가 '옹박'에서 보여준 맨 몸 액션이 홍콩영화의 와이어 액션과 어떻게 차이가 나는 지 실감할 수 있었다.
토니 자의 실제 액션을 본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그가 나오는 다음 작품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옹박 두 번째 미션'까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런데 '옹박 더 레전드'(Ong Bak2, 2009년)는 실망스럽다.
여전히 토니 자는 빠르고 날래고 과격했으나, 맨 몸이 아닌 칼을 들었다.
그가 휘두르는 무기 역시 맨 몸 못지 않게 무시무시했지만 사람들이 그에게 기대하는 맨 몸의 아우라가 약간이나마 퇴색한 것도 사실이다.
거기다가 결정적으로 엉성한 이야기는 영화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울 정도다.
느닷없이 끝나는 결말은 거의 전위영화 수준에 가깝다.
그나마 서커스에 가까울 정도로 날랜 몸놀림을 보여준 토니 자가 없었더라면 영화 대접도 못받을 만큼 엉성한 작품이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실망스럽다.
지글거림이 심하고 색도 번진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한글자막이 수록된 제작 과정이 들어 있다.
<파워DVD로 순간 포착한 DVD 타이틀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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