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가격이 19만9,500원.
9월 27일 국내 발매된 핑크 플로이드의 한정판 'The Dark Side of The Moon' 이머전 박스세트 가격이다.
왜 그리 비쌀까 들여다보니 CD 3장과 DVD 2장, 블루레이 1장 등 무려 6장의 타이틀로 구성됐고 40페이지 북클릿과 사진집, 스카프, 티켓 복사본, 정체불명의 유리구슬 등이 들어 있다.
타이틀은 핑크 플로이드의 전설적인 명반 'The Wall'을 공동 프로듀싱한 제임스 거스리가 리마스터링한 CD 1장, 1974년 웸블리 라이브 CD 1장, SACD로 출반됐던 5.1 채널의 멀티 서라운드 음향의 DVD 오비오 1장, 라이브 공연 클립과 핑크 플로이드의 다큐멘터리 등이 수록된 DVD 1장, DVD오디오와 비디오를 합친 블루레이 등이다.
제법 내용이 풍성해보이고, 한정판이라는 절박함 때문에 구입을 했는데 들여다보니 이건 완전 먹튀다.
리마스터링 된 CD는 확실히 소리가 풍성해지고 저음이 보강됐지만 다른 타이틀들은 제 역할을 못한다.
SACD를 갖고 있기 때문에 멀티 서라운드 음향의 DVD오디오와 블루레이도 새롭지 않았다.
음원 소스도 SACD와 동일하다.
특히 실망한 것은 블루레이 타이틀.
다양한 라이브 영상이 들어 있을 줄 알고 기대했는데, 라이브 연주 장면은 2곡 뿐이고 나머지는 라이브 공연 때 무대 스크린에 틀어주는 동영상 모음들 뿐이다.
이마저도 폼페이 라이브, 펄스 라이브 등 갖고 있는 DVD 타이틀에서 모두 봤던 영상들이다.
그나마 20여분 분량의 다큐멘터리에는 수입반이다보니 한글 자막이 없다.
영어 일어 불어 등 온갖 언어를 지원하는데 한글만 없다니, 꽤 많은 핑크 플로이드 팬들이 있는 국내 사정을 몰랐거나 너무 무시한 듯 싶다.
1080i의 HD영상인 블루레이의 경우 오래전 영상들이다보니 화질이 좋지 않다.
음향은 24비트/96khz의 무압축 5.1 채널이어서 서라운드 효과가 확실하고 음량도 풍부하다.
과거에 SACD를 구입하지 않아서 멀티 서라운드 음향을 들어보고 싶다면 구입해 볼 만 하지만, SACD를 갖고 있고 이들의 라이브 타이틀을 여러 개 갖고 있다면 굳이 사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차라리 이 가격이면 돈을 조금 더 보태서 16장의 CD로 리마스터링된 디스커버리 전집 박스세트가 나을 듯 싶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영원한 리더 로저 워터스. 베이스 기타 헤드 부근에 꽂혀 있는 것은 모락모락 올라오는 연기에서 알 수 있듯이 담배다. 꽃미남 보컬이자 기타리스트 데이비드 길모어. 지금은 배 나온 아저씨가 됐지만 한때 저런 시절이 있었다. 묵묵히 드럼을 두들기는 닉 메이슨. 키보드 겸 보컬의 리차드 라이트. 핑크 플로이드는 국내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가장 대중적인 프로그레시브 록밴드다. 과거 시드 배럿이 있던 시절부터 그룹이 해체되기 전까지 내놓은 모든 음반이 다 명반들이다. 그 중에서도 프리즘에서 광선이 갈라져 나가는 재킷의 'The Dark Side of The Moon' 앨범은 1973년 발표돼 미국에서 이들의 최초 넘버 원 앨범이 됐다. 이후 88년까지 무려 16년 동안 빌보드 음반차트에 남는 진기록을 세웠다. 74년 영국과 프랑스 투어, 75년 북미투어 등 여러 공연에서 사용한 동영상 클립 들이 있는데 내용은 비슷하다. 그나마 75년 북미투어 영상이 가장 깨끗하다. 핑크 플로이드의 공연마다 빠지지 않는 타악기 공. 로저 워터스가 올림픽 공원에서 내한 공연을 가졌을 때에도 등장했다. 공에 불을 붙이는 퍼포먼스. 'The Dark Side of The Moon' 음반은 너무나도 유명한 명곡 'Time'을 비롯해 'Money' 'The Great Gig in The Sky' 등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수록록이 모두 좋다. 핑크 플로이드의 이머전 박스세트는 11월7일에 'Wish You Were Here', 내년 2월27일에 'The Wall'이 한정판으로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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