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카튼 존스 감독의 '원초적 본능2'(Basic Instinct 2, 2006년)는 전편만 못한 속편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우선 전편에 이어 주인공을 맡은 샤론 스톤에 대한 실망이 크다.
샤론 스톤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남자들을 유혹해 파멸로 이끄는 여성 작가 캐서린 트라멜을 맡았다.
그러나 역할은 그대로지만 배우는 너무 많이 변했다.
눈과 입가, 목 부분에 생긴 주름을 보면 안타까울 정도다.
49세라는 나이에 요부 역할을 한다는게 아무래도 무리인 듯 싶다.
감독의 연출도 문제다.
전편과 다른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 때문인지 지나치게 비틀어놓은 이야기와 복잡한 복선은 스릴러의 긴장감을 크게 떨어뜨린다.
그러면서도 전편과 중첩되는 이미지가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차별화에도 실패한 작품이다.
2.40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는 극장에서 삭제된 2분 가량의 섹스 장면이 추가된 무삭제판이다.
화질은 무난한 편.
그러나 샤프니스가 그다지 높지않아 중경, 원경의 사물들은 또렷하게 표현되지 않는다.
DTS를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공간감이 살아 있어 영상보다 낫다.
전편부터 이어져온 제리 골드스미스의 메인 테마가 진공 상태로 빨려들 듯 갑자기 사라지며 긴장감을 유발하는 맛이 일품이다.
<파워 DVD 캡처샷>
샤론 스톤도 많이 늙었다. 성년부중래(盛年不重來), 청춘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도연명의 싯귀가 생각난다.
남자 주인공의 사무실이 위치한 장소는 런던에 위치한 거킨 빌딩이다. 오이라는 이름처럼 희한하게 생긴 이 건물은 노만 포스터가 디자인했다.
극장 개봉시 안봐서 알 수 없으나 DVD에 무삭제로 수록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전편의 취조실에서 다리를 꼬는 명장면을 떠올리게 만드는 부분. 차별화를 위해 의자를 뒤로 돌렸으나 신선해 보이지 않는다.
1992년에 폴 바호벤이 만든 전편은 살인, 폭력, 섹스를 인간의 원초적 본능으로 다뤘다. 이 작품 역시 전편의 테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전편의 남자주인공이 수사관이었다면 이번 작품의 남자 주인공은 살인사건 용의자인 샤론 스톤의 정신분석을 맡은 정신과의사다. 의사 역할은 데이비드 모리시가 열연.
너무 비틀어놔서 쉽게 이해햐기 힘든 이야기다. 감독 혼자서 즐긴 지적 유희같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