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인셉션 (4K 블루레이)

울프팩 2019. 2. 8. 00:00

개인적인 자의식의 세계를 여럿이 공감하도록 객관화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Inception, 2010년)이 공감대를 얻는데 실패한 이유다.

사람들의 의뢰를 받아 무의식의 세계인 꿈 속에 들어가 생각을 훔친다는 설정은 기발하고 참신하지만, 이를 설득력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데는 실패했다.
설명하기 쉽지 않은 의식의 세계를 정교하게 그리지 못했기 때문.

그렇다보니 이해하기 힘들고 복잡하다는 지적과 다의적인 해석이 나오는 불친절한 영화가 돼버렸다.
프리즘에 부딪쳐 산산히 갈라지는 빛의 색깔을 하나로 표현할 수 없듯, 제각기 눈에 보이는 대로 갑론을박하는 관객의 이견을 탓할 수 없다.

그렇게 만든 놀란 감독에게 문제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메멘토' '프레스티지' '배트맨 비긴즈'와 '배트맨 다크나이트' 등 역작을 만든 감독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망스럽다.

꿈과 현실의 혼동이 주는 아노미의 세계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기발하지만 시각적 효과 외에는 마음을 움직일 만한 요소가 별로 없다.
꿈의 다층구조라는 독특한 설정과 이를 시각화한 컴퓨터 그래픽 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 작품은 제 8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시각효과, 음향, 촬영, 특수효과 등 볼거리에 관련된 상만 받았을 뿐 정작 작품과 연기, 연출 관련 상은 하나도 받지 못했다.
놀란 감독의 지적 허영이 빚어낸 실패작이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 일반 블루레이, 부록 등 총 3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훌륭하다.

디테일도 뛰어나고 색감이 자연스럽다.


문제는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 역시 화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4K의 장점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1080p 풀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역시 슬로모션 장면을 보면 물방울 하나 하나 디테일이 섬세하게 살아 있고, 색감도 좋다.


음향은 4K 타이틀과 일반 블루레이 모두 DTS-HD MA 5.1 채널을 지원한다.

두 타이틀 모두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있고 저음이 묵직하다.


2번째 디스크에 비하인드 스토리 등의 부록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꿈을 훔치는 사나이 코브로 등장한 주연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초반 장면은 도쿄에서 촬영.

슬로모션으로 주변 사물들이 폭발하는 장면은 프랑스 파리에서 촬영. 6대의 카메라마다 촬영 속도를 다르게 설정해 찍었다.

화제가 된 회전하는 호텔 복도에서 격투 장면은 '배트맨 다크나이트'를 찍은 영국의 비행기 격납고에 거대한 세트를 만들어 촬영. 30m 길이의 호텔 복도 바깥에 8개의 링을 연결하고 전동기로 이를 1분에 8회전시켰다. 촬영은 세트 바닥에 원격 카메라를 설치해 실시했다.

배우들은 별도의 호텔 복도 세트에서 와이어에 매달려 연기. 무중력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옷깃이나 넥타이가 아래로 쳐지지 않도록 고정시켰다.

LA 한복판으로 밀고 드는 기관차는 18m 길이의 실제 모형을 이용해 촬영. 비가 내리는 장면은 대형 크레인에 검정색 천을 매달아 해를 가린 뒤 주변 옥상에서 인공으로 물을 뿌렸다.

캐나다 캘거리의 밴프 인근 산에서 촬영. 요새는 제작진이 직접 지었다.

프로이드는 꿈을 무의식으로 가는 통로로 생각했지만 일종의 병으로 취급했다. 특히 갈등이 있을 때 꿈을 꾼다고 생각했다.

거대한 도시가 벌떡 일어서서 반으로 접히는 장면은 시각적 충격이 대단하다.

사람의 뇌는 자면서도 90분 주기로 활성화되며 이때 꿈을 꾼다. 가상현실을 만들어내는 뇌는 꿈을 꾸며 심지어 감각적 자극도 스스로 만들어 내고 해석한다.

뇌가 자면서도 활성화돼서 꿈을 꾸는 상태를 렘 수면 상태라고 하며, 자궁에서 태아가 자랄 때도 꿈과 같은 렘 수면 상태에 놓인다.

요즘의 뇌 과학자들은 꿈을 무의식으로 해석하는 프로이드와 달리 아주 의식적인 활동으로 본다. 문제는 뇌가 꿈과 현실을 구분못한다는 점. 특히 뇌가 꿈을 꾸면서 뇌간의 일부가 근육신경을 누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몸을 움직일 수 없고 소리조차 못지르는 마비상태, 즉 가위에 눌리게 된다.

프로이드와 달리 칼 융은 모든 꿈을 영혼과 결부시켜 해석했다. 렘 수면 상태에서는 몸을 마비시키거나 반대로 몽유병처럼 움직이게 만들기도 한다.

인셉션 (한정수량 스틸북) : 블루레이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인셉션 (3Disc 4K UHD)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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