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란 킬램 감독의 '킬링 군터'(Killing Gunther, 2017년)는 포스터로 낚시질을 하는 영화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변으로 잔뜩 총을 든 사람들이 서 있는 표지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하면 영락없이 낭패를 볼 수 있다.
내용은 세계 최고의 킬러인 군터를 죽이고 세계 정상급 킬러가 되려는 살인자들의 경쟁을 다룬 영화다.
군터가 워낙 뛰어나다보니 다른 킬러들이 연합해 그를 공격하는 이야기다.
구성은 그럴듯하지만 내용을 보면 참으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우선 구성 자체가 1인칭 시점이다.
킬러들이 자신들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촬영자를 고용했다는 설정인데, 그렇다 보니 영화가 다큐멘터리처럼 한 방향에서만 진행된다.
사건 현장을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마치 1인칭 사격게임을 하듯 킬러들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뒷모습만 보여주다 보니 아주 답답하다.
배우들도 페이크 다큐멘터리처럼 카메라를 보고 말을 건다.
물론 군터의 시점을 다룬 장면도 나오기는 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한꺼번에 몰아서 보여주는 식이다.
군터의 활약상이나 킬러들의 공격도 황당하다.
성별을 자유롭게 위장하거나 총을 맞고도 죽지 않는 군터의 변신은 헛웃음이 나오고 킬러들의 헛발질 같은 공격 또한 웃기지 않는 엉성한 코미디 같다.
도대체 왜 멀리 떨어진 적을 향해 손가락 같은 독약병을 던지고 사전에 설치해 놓은 폭탄이 터지지 않는지, 세계 최강의 킬러 남매는 왜 침대에서 날벼락같은 최후를 맞는지 설명이 일체 없다.
그저 천하무적의 신 같은 군터의 말 한마디로 쓱 넘어가니 납득하기 힘들다.
도대체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왜 이런 허접한 영화에 출연했는지 의문이다.
한마디로 보는 시간 자체가 아까운 영화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크게 흠잡을 것 없는 무난한 화질이다.
다만 일부 비영어 사용 장면에서 붙박이로 들어간 영어 자막과 한글 자막이 겹쳐서 나타나 보기 불편하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 채널을 적절하게 울려줘 서라운드 효과가 괜찮다.
부록으로 NG 장면과 삭제 장면이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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