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가면 꼭 봐야 할 곳으로 꼽는 명소가 구이린, 즉 계림(桂林)이다.
그만큼 경치가 중국에서 최고로 꼽히는 곳이다.
베이징에서 비행기를 타고 약 3시간을 날아가야 갈 수 있는 곳.
그래서 특별히 일정을 따로 잡지 못하면 베이징 방문길에 계림을 구경하기란 쉽지 않다.
중국 남쪽에 위치한 계림은 당연히 날씨가 덥다.
10월 19일에 들렸는데 기온이 28도였다.
한창 더운 7,8월이면 43도까지 올라간다.
도착한 날은 천천히 시내 구경을 했다.
요즘 한창 관광지로 개발 중이지만 촌이어서 시내에 별로 볼 게 없다.
계림시 입구에 자리 잡은 웅호산장(熊虎山莊)이라는 동물원과 저녁에 발레와 서커스를 섞은 희한한 구경이 볼 만하다.
호랑이 1,500마리, 곰 500마리, 원숭이 수백 마리를 기르는 웅호산장은 사람이 동물원 위에 설치된 나무다리 같은 곳을 이동하면서 아래쪽 사파리에 풀어놓고 기르는 곰과 호랑이를 구경하는 곳이다.
압권은 호랑이가 살아있는 소를 사냥하는 장면을 생생한 라이브로 보여주는 쇼다.
거대한 호랑이 사파리 한복판 바닥에서 사슬에 묶인 소가 올라온다.
사슬이 풀리는 순간 소는 사력을 다해 달아나고 그 뒤를 호랑이 떼가 쫓는다.
호랑이는 달아나는 소에 달려들어 살아있는 채로 물어뜯는다.
호랑이의 이빨이 버둥거리는 소의 뼈를 깨물어 부수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린다.
처음에는 신기해서 보게 되지만 처참한 순간이 닥치면 바짝 얼어붙는 공포를 경험하게 된다.
참으로 끔찍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아이들도 입장하는 곳에서 살벌한 풍경을 돈벌이로 이용하다니, 경악할 노릇이다.
이곳에서는 따로 호랑이 뼈로 담근 술을 팔기도 한다던데, 호랑이는 멸종위기종이어서 보호해야 할 동물을 버젓이 술로 만들어 판다니 이 또한 놀랄 일이다.
살풍경한 볼거리 외 진짜 볼거리는 리강, 즉 이강(離江) 유람이다.
이별의 강이라는 물 위에서 배를 타고 약 5시간을 내려가며 산천을 구경하다 보면 마치 신선이 된 기분이다.
그렇게 하루를 이강에서 보내고 저녁때 계림을 뒤로한 채 광저우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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