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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카포티

울프팩 2006. 9. 13. 23:46

베넷 밀러 감독의 '카포티'(Capote, 2005년)는 영화로 제작된 '티파니에서 아침을' 원작을 쓴 미국의 작가 트루먼 카포티를 다룬 작품이다.
그러나 전기 영화는 아니고 그의 생애에서 분수령을 이루었던 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영화의 소재가 된 사건은 그의 최고 작품으로 꼽히는 '인 콜드 블러드'라는 책의 집필과정이다.
1959년 캔자스 홀컴 마을에서 벌어진 일가족 살인사건의 범인인 페리 스미스와 딕 히콕을 6년 동안 인터뷰한 뒤 완성한 이 작품은 넌픽션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그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카포티는 인간적인 접근으로 범인들의 마음을 열게 만든 뒤 작품의 마무리를 위해 사형을 기다리는 이중적인 면모로 평생을 양심의 가책 속에서 괴로워하게 된다.
결국 카포티는 이 작품이후 절필을 했고 1984년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한다.

밀러 감독은 이 같은 과정을 마치 돋보기를 들이대듯 세세하게 표현하려고 애썼으나 내용이 늘어질 뿐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는다.
반면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은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연기는 감탄할 만큼 훌륭하다.
DVD 부록에 실린 실제 카포티의 인터뷰와 비교해 보면 호프만이 목소리까지 흉내낸 것을 알 수 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요즘 작품치고는 화질이 그저 그런 편이다.
우선 잡티와 스크래치가 너무 많으며 이중윤곽선, 지글거림 현상이 보인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드라마인 만큼 서라운드 효과보다는 대사 전달에 중점을 뒀다.

<파워 DVD 캡처 샷>

아담 킴멜이 촬영한 와이드 스크린 영상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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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화 같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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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포티는 162센티미터의 단신에, 백발에 가까운 금발, 어린애처럼 앵앵거리는 목소리를 가졌다. 별로 호감이 안갈 것 같은 외양인데도 불구하고 타고난 유머 감각과 언변으로 사교계의 인기를 독차지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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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포티의 별명은 '작은 공포'였다. 그의 놀라운 기억력 때문이다. 실제로 카포티는 오랜 기간 범인들을 인터뷰하면서도 한 번도 필기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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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포티는 또 동성애자이기도 했다. 1950년대에는 받아들이기 힘든 이 사실을 그는 공공연히 얘기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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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인 페리 스미스와 딕 히콕. 페리 스미스를 연기한 클리프톤 콜린스 주니어의 연기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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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킴멜의 영상은 영화의 분위기를 대변하듯 마음을 황량하고 쓸쓸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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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을 써서 감옥에 갇힌 범인들을 인터뷰한 카포티는 결국 사건의 전말을 듣게 되고 작품의 완성을 위해 범인들을 동정하면서도 사형을 기다리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인다. 사형장은 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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